임진(壬辰)
최우(崔瑀)가 왕을 협박하여 강화(江華)로 도읍을 옮겼다.
○ 몽고(蒙古)는 우리나라가 도읍을 강화로 옮겨가고, 다루가치(達魯花赤)를 구금하여 욕하였다 하여 다시 살례탑(撒禮塔)을 보내 대거 침입해 와서는 이첩(移牒)하여 죄를 나열하였다. 몽고 병이 있는 곳마다 도륙하여 비록 노약자나 부녀자라 하더라도 모두 죽였다.
○ 몽고 병사가 처인성(處仁城) 【지금 용인(龍仁)이다.】 을 공격하였다. 한 승려가 싸움을 피하여 성 안에 있다가 살례탑을 사살하였다. 그 승려가 공을 세웠기 때문에 상장군(上將軍)으로 제수하였으나 승려가 공을 꺼리고 끝내 사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