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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28년

갑진(甲辰)

늑대와 호랑이가 자주 경성(京城)에 들어왔다.

○ 승려 편조(遍照)를 사부(師傅)로 삼았다. 편조는 옥천사(玉川寺) 여종의 아들이었다. 왕이 일찍이 꿈을 꾸었는데 어떤 사람이 칼을 빼어 자기를 찌르려 하자 어떤 승려가 구해 주어 모면하였다. 편조를 보자 그 모습이 아주 같아 왕이 매우 기이하게 여기고 사부로 삼았다. 편조가 마침내 머리를 기르고 두타(頭陀)가 되어 이름을 신돈(辛旽)이라 하였다.

왕은 일찍이 세신 대족(世臣大族)이 종당(宗黨)으로 뿌리를 연결하여 서로 가려 덮어주는 것을 미워하였다. 신돈은 친당(親黨)이 없기 때문에 국정을 맡겨고 그의 말을 따르지 않는 것이 없었다. 사대부의 처첩들은 신돈을 신(神)으로 여기고, 불법(佛法)을 듣고 구복(求福)하기 위해 오면 신돈이 번번이 사통하였다.

이제현(李齊賢)은 신돈의 골격이 옛날의 흉인(凶人)과 같다고 하면서 왕에게 가까이하지 말도록 청하였으나 왕은 듣지 않았다. 오인택(吳仁澤)이 논의하여 말하기를, “『도선비기(道詵秘記)』에 ‘승려도 아니고 속인도 아닌 자가 정사를 그르치고 나라를 망칠 것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필시 이 사람이다. 마땅히 일찍 제거해야 한다.”라고 하였다. 신돈이 이를 듣고 왕에게 고하여 오인택 등을 매질하고 유배보냈다.

○ 신돈을 봉하여 진평후(眞平侯)로 삼고 공신(功臣)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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