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辛丑) 원년 【청(淸) 성조(聖祖) 강희(康熙) 60년이다.】

전(前) 좌의정 권상하(權尙夏)가 죽었다. 권상하는 자(字)는 치도(致道)이고, 호(號)는 수암(遂菴)이다. 안동(安東) 사람으로 송시열(宋時烈)의 문인이다. 여러 번 조정의 부름을 받았으나 나아가지 않다가 이때에 이르러 죽으니 나이 81세였다. 시호는 문순(文純)이다.

○ 연잉군(延礽君) 【금(昑)】 을 책봉하여 세제(世弟)로 삼았다.

○ 김일경(金一鏡)과 조태구(趙泰耈) 등이 내시들과 짜고 교지를 속여 세자를 세우고 대리하는 것으로서 안을 만들고, 상신(相臣) 김창집(金昌集) 등을 귀양보냈다.

○ 태학생(太學生) 윤지술(尹志述)을 살해하였다.

○ 이광좌(李光佐)와 김일경이 왕에게 아뢰어 장씨(張氏) 사당을 세우고 높여 옥산부 대빈(玉山府大嬪)으로 삼았다.

○ 대비(大妃)가 환관 박상검(朴尙儉) 등이 흉악한 무리들과 결탁하여 동궁(東宮)을 해치려 한 문서를 발견하였는데, 조태구가 그 일을 은닉하고, 다만 박상검만을 죽여서 입을 막았다. 판서(判書) 신임(申銋)과 송상기(宋相琦)가 상소하여 탄핵했다가 귀양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