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남해왕 20년 ○ 고구려 대무신왕 6년 ○ 백제 온조왕 42년】
신라의 왕이 훙하고 태자 유리(儒理)가 즉위하니 곧 유리왕이다. 【남해왕의 태자이다. 이사금(尼師今)이라 불렀는데, 그 지방 말로 왕을 일컫는 말이다. 또한 잇금[齒理]의 칭호라고도 한다. 실성왕(實聖王)에 이르기까지 모두 이 칭호를 썼다.】 재위는 33년이다.
○ 일찍이 남해왕이 죽으려 할 때 유리와 탈해를 불러 말하기를, “내가 죽은 후에 박(朴)씨와 석(昔)씨 두 성씨 가운데 연장자에게 왕위를 계승하게 하라.” 하였다. 남해왕이 훙하자, 유리가 탈해에게 양보하니 탈해가 말하기를, “신기(神器)는 용렬한 사람이 감당할 바가 아닙니다. 내가 듣건대 성스럽고 지혜로운 사람은 치아가 많다고 합니다.” 하여 떡을 물어 시험해 보니 유리의 치아가 많았으므로 이에 즉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