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탈해왕 8년 ○ 고구려 태조왕 12년 ○ 백제 다루왕 37년】

신라 왕이 김알지(金閼智)를 아들로 삼고 국호를 계림(雞林)으로 바꾸었다. 왕이 한밤중에 금성(金城) 서쪽 시림(始林) 사이에서 닭 우는 소리를 들었다. 아침이 밝아올 즈음에 표공(瓢公)을 보내어 살펴보게 하니, 황금빛을 한 작은 궤짝이 나무 끝에 걸려 있고 아래에서는 흰 닭이 울고 있었다. 표공이 돌아와 왕에게 보고하니, 사람을 시켜 궤짝을 가지고 오게 하였다. 열어 보니 작은 아이가 있었다. 자태와 용모가 매우 훌륭하므로 왕이 기뻐하며 좌우 신하들에게 말하기를, “이는 아마도 하늘이 나에게 복을 내려 뒤를 잇게 하려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고, 그 아이의 이름을 알지(閼智)라고 지었다. 알지는 그 지방 말로 어린아이를 일컫는다. 그가 금 궤에서 나왔기 때문에 성을 김(金)씨로 하고, 시림을 계림으로 바꾸어 국호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