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진평왕 33년 ○고구려 영양왕 22년 ○ 백제 무왕 12년】

수나라 황제 【양제(煬帝)】 가 친히 군대를 이끌고 와서 고구려를 정벌하였다. 이에 앞서 고구려 왕이 누차 신라를 침범하자 신라가 사신을 수나라에 보내 고구려를 정벌할 것을 요청하였다. 황제가 허락하고 스스로 정병 130만을 거느리고 우문술(宇文述) 등에게 아홉 갈래로 나뉘어 압록(鴨綠) 서쪽에 모이게 하니 정기(旌旗)가 9백여 리에 걸쳐 뻗어 있었다. 왕이 을지문덕(乙支文德)을 보내 대적하자 수나라 군대가 패하여 돌아갔다. 처음에 을지문덕이 수나라 군사를 피로하게 하려고 교전할 때마다 번번이 패하여 달아나는 척하였다. 하루는 우문술이 계속 승리하자 마침내 동쪽 살수(薩水)를 건너 평양으로 가는데 군대가 반쯤 건넜을 때 고구려 군이 뒤에서 공격하여 오므로 수나라 군대가 모두 궤멸되어 죽은 사람이 매우 많았다. 황제가 크게 노하여 우문술 등을 쇠사슬로 묶어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