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진평왕 50년 ○ 고구려 영류왕 11년 ○ 백제 무왕 29년】
신라 김유신(金庾信)이 고구려 낭비성(娘臂城) 【지금의 청주(淸州)】을 공격하여 함락하였다. 김유신은 김서현(金舒玄)의 아들이다. 군대를 이끌고 낭비성에 이르자 고구려 사람들이 역공하여 신라군이 손해를 보았다. 김유신이 중당주(中幢主)가 되어 그의 아버지에 말하기를, “제가 평생 충신(忠信)이 될 것을 스스로 기약하였으니 전쟁에 임하여서는 용맹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고 곧바로 말을 타고 돌진하여 장수를 죽이고 머리를 끌고 오니 모든 군사들이 떨쳐 일어나 공격하여 마침내 그 성을 함락시켰다.
김서현은 수로왕(首露王)의 후예로서 몰래 신라 종실의 딸인 만명(萬明)과 정을 통하고, 임신 20개월 만에 김유신을 낳았는데 등에 7개의 별 문양이 있었다. 김유신은 고구려와 백제 및 말갈이 강역을 침범하는 것을 보고 개연히 평정할 뜻을 품고 홀로 중악(中嶽)의 석굴(石窟)에 들어가 맹서의 글을 지어 하늘에 고하니 어떤 노인이 와서 비결(秘訣)을 주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