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백제 견훤 40년 ○ 고려 태조 14년】
왕과 고려 왕이 임해전(臨海殿)에서 연회하였다.
○ 왕이 고려에 사신을 파견하여 서로 만나기를 요청하자, 고려 왕이 기병 50기를 거느리고 와서 만났다. 술이 취하자 왕이 말하기를, “소국이 변변치 못하여 견훤의 공격을 받아 망하게 되었습니다.” 하고 눈물을 흘리니 주위의 신하들이 오열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고려 왕 또한 눈물을 흘리며 위로하고, 이로 인하여 수십 일을 머물다가 돌아갔다. 고려 왕이 처음 도착한 이래 질서정연하게 행동하며 조금도 어긋나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도성 사람들이 손을 들고 서로 기뻐하며 말하기를, “옛날 견훤이 왔을 때에는 승냥이나 호랑이 같더니 지금 왕공(王公)이 오니 부모를 보는 것 같다.”라고 하였다.
○ 고려에서 사신을 보내 문안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