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철종(哲宗) 소성(紹聖) 2년】
이 때 계림공(鷄林公) 희(熙)의 위세와 명망이 날로 융성하였다. 왕이 제(制)를 내려 이르기를, “짐이 나이가 어린데다 몸 또한 심한 병들고 파리하여 능히 나라의 대권을 총람하여 백성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음모와 그릇된 의론이 권문(權門)에게서 번갈아 일어나고, 역적과 난신이 여러 차례 궁중을 범하였으니, 이 모두 박덕한 소치로다. 항상 임금 노릇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해왔다. 가만히 살펴보건대, 큰 숙부 계림공은 역수(曆數)가 그의 몸에 있어서 귀신과 사람이 그에게 손을 빌렸다. 아, 너희 여러 사람들은 이 분을 받들어서 대위(大位)를 잇게 하라."고 하고 계림공 희에게 선위하여 계림공 희가 즉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