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 경대승(慶大升)은 평소에 정중부(鄭仲夫) 등이 행한 일에 대해 분하게 여기며 토벌하려고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친하게 지내는 견룡(牽龍) 허승(許升)과 함께 약속하고, 장경회(藏經會)가 끝나는 날 밤 4(四更)에 허승이 정균(鄭筠)이 숙직하는 방에 들어가 죽였다. 경대승은 죽기를 맹세하는 용사들을 거느리고 궁궐 담을 넘어 들어가 보이는 대로 죽이니, 궁중이 울부짖는 소리로 떠들썩하였으므로 왕이 매우 놀랐다. 경대승이 큰 소리로 아뢰기를, “신 등은 사직을 호위하옵니다.” 하고 금군(禁軍)을 풀어 정중부 등을 체포하기를 청하였다. 정중부가 달아나 민가에 숨자 붙잡아 참수하여 저자 거리에 효시하고 그의 가족들과 당여들을 모두 죽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