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어떤 사람이 중방(重房)에 호소하기를, “수국사(修國史) 문극겸(文克謙)은 의종이 시해당한 사건을 사실대로 쓰려고 하니, 마땅히 무신들로 하여금 겸직하여 직서(直書)할 수 없도록 해야 합니다.” 하였다. 왕은 무신의 뜻을 어기기 어려워서 상장군 최세보(崔世輔)를 동수국사(同修國史)로 임명하였다.
이 때 한 의관(醫官)이 자칭 옥당인(玉堂人)이라고 하였는데, 어떤 사람이 그 까닭을 물으니 시로써 답하기를, “싸우는 장군이 지금 수국사가 되었는데[戰將今爲修國史], 의관이 옥당인이 되는 것도 막지 못하리라[不防醫作玉堂人].”라고 하니, 듣는 사람들이 비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