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비(太妃) 왕씨(王氏)는 원종의 계비(繼妃)이다. 원종이 왕[충렬왕]을 태자로 삼으려 할 때에 왕비가 참소하는 말을 하여 이로 말미암아 왕[충렬왕]과 틈이 생겼다. 태비는 두 아들 종(琮)과 태(珆)를 낳았는데 원종이 사랑하였다. 이때에 이르러 내수(內豎)가 고하기를, “태비가 순안공(順安公) 종과 함께 모의하여 왕을 저주합니다.”라고 하였다. 왕이 신문하였으나 굴복하지 않았다. 재상 유경(柳璥) 등이 종을 풀어주기를 청하였으나 왕이 듣지 않고 마침내 태비를 폐위시켜 서인(庶人)으로 만들고 종은 해도(海島)로 유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