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왕비 심씨가 승하하였다. 【영릉(英陵)에 장사지냈다. ○ 처음에는 광주(廣州)에 장사지냈다가 예종 대왕 원년 기축년에 여주(驪州)로 이장하였다.】

○ 훈민정음(訓民正音) 곧 언문(諺文)을 친히 만들었다. 왕은 외국에는 모두 그 나라 말소리[國音]로 된 글이 있어 그 나라의 말을 기록하는데 유독 우리나라만 우리말로 된 글이 없다고 생각하였다. 마침내 전주(篆籒)를 모방하여 28자의 자모(子母)를 만들고, 연이어 여러 글자를 만들어 보게 하였다. 궁중에 담당 관청을 설치하고 정인지(鄭麟趾)·성삼문(成三問)·신숙주(申叔舟) 등에게 찬정(撰定)토록 하였다. 당시에 명나라 학사 황찬(黃鑽)이 죄를 짓고 요동에 유배되어 있었는데, 성삼문 등에게 명하여 황찬에게 가서 보고 물어보라고 하니, 무려 13번을 왕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