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 희종(憙宗) 천계(天啓) 3년】

왕대비 【인목 왕비(仁穆王妃)】 가 명하여 왕을 폐위시키고 강등하여 군(君)으로 봉하고, 강화(江華)로 보내었다. 그리고 능양군(綾陽君)을 책봉하여 왕위를 잇게 하였다. 그 때 윤리와 기강이 무너지고 혼란함이 매우 심하여 종사가 위태롭게 되었다. 인조 대왕이 김류(金鎏)·이귀(李貴)·신경진(申景禛)·최명길(崔鳴吉)·이서(李曙) 등과 함께 대비(大妃)를 받들어 복위시켰다. 대비가 왕을 폐위시키고 마침내 강등시키고 책봉하여 즉위케 하는 교지를 내렸다.

○ 한씨(韓氏)를 왕비로 책봉하였다. 【곧 인열 왕비(仁烈王妃)이다. 서평 부원군(西平府院君) 한준겸(韓浚謙)의 딸이다.】

○ 광해군 때의 난신(亂臣) 이이첨(李爾瞻) 등을 죽이고, 옛 신하 이원익(李元翼) 등을 불러 등용하였다. 왕이 정인홍(鄭仁弘)·이이첨(李爾瞻)·한찬남(韓纘男)·정조(鄭造)·윤인(尹訒)·박엽(朴燁)·정준(鄭遵) 등을 죽이고, 이원익을 영의정으로 제수하였으며, 정온(鄭蘊)·정홍익(鄭弘益)·김덕함(金德諴)을 유배지에서 불러 돌아오게 하였다. 선조 때의 옛 신하 윤방(尹昉)·신흠(申欽)·오윤겸(吳允謙)·이정구(李廷龜)·정경세(鄭經世) 등과 기타 간언하다가 죄를 입은 사람들도 모두 등용하였다.

○ 정사 공신(靖社功臣)으로 김류(金鎏) 등 50인을 책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