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정세가 이와 같았으므로 황제는 이대로 가다가는 국가의 앞날을 예측할 수 없게 될 것을 우려하여, 동양의 평화를 확실히 하고 팔도의 민생을 보전하는 것은 일·한 양국이 합쳐 한 가족이 되는 것 외에는 없다고 했다. 마침내 뜻을 결정하여 일체의 통치권을 메이지 천황에게 넘겨주기로 하자 메이지 천황께서는 이를 승낙하셨다. 따라서 양국의 위원들은 병합조약을 체결하고 옛날부터 관계가 깊은 두 나라는 서로 합쳐 하나의 대제국(大帝國)이 되었다. 바야흐로 메이지 43년 【융희 4년】 8월의 일이다. 조선의 태조 이성계가 왕위에 오르고 나서 여기에 이르기까지 519년이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