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는 고구려의 남하로 공격을 받아 수도가 함락되었으며, 왕이 살해되고 땅을 잃어 국가가 곧 망하게 되었지만, 일본의 도움으로 겨우 그 나라를 유지할 수 있었다. 도읍을 한성(漢城)에서 웅진(熊津) 【지금의 충청남도 공주】 으로 옮겼는데, 그 후 나라가 점차 쇠약해져 다시 도읍을 사비(泗沘) 【사비는 ‘사비(泗沘)’ 또는 ‘사비(泗泚)’라고도 쓴다. 지금의 충청남도 부여】 로 옮겼다. 긴메이(欽明) 천황 시대에 불상과 경론을 일본에 바친 것도 이 무렵의 일이다. 다음으로 그 두 나라의 수도에 대해 한마디 하자면 다음과 같다. 고구려의 수도는 처음에는 만주 땅에 있다가 여러 차례 바뀌었는데, 위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장수왕 때 조선반도의 대부분이 그 영토가 되었으므로, 도읍을 남쪽으로 옮겼으며 그때부터 변하지 않았다. 또 신라의 수도는 처음부터 경상북도에 있었으며 끝까지 변한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