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민왕 때, 그때까지 대단히 광대한 국토를 보유하고 있던 원나라도 분열되어 국력이 크게 쇠약해졌으며, 중국의 남부에서는 명나라가 일어났다. 명나라가 점차 북쪽을 공격하여 마침내 원나라의 수도인 북경(北京)을 함락시킨 것은 같은 왕 17년이다. 원나라 황제는 어쩔 수 없이 북쪽 몽고 지방으로 달아나 겨우 그 나라를 유지했다. 이러한 까닭에 고려의 신료들 가운데에는 새롭게 명나라를 섬기자고 하는 자들과 과거와 같이 원나라를 섬기자고 하는 자들의 두 파가 생겨나 서로 권세를 다투었다. 이것이 고려 말기의 모습이었다. 이때 고려의 신하들 가운데 가장 두각을 나타낸 사람이 이성계(李成桂)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