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비 민씨는 대원군의 부인 민씨의 일족으로, 어려서 아버지를 잃고 16세에 왕비로 간택되어 궁궐에 들어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원군과 왕비 사이는 매우 좋지 않았다. 대원군이 은퇴한 후에는 민씨 일족이 정권을 좌우하여, 종래 대원군이 취하던 쇄국의 방침을 완전히 바꾸어 여러 외국들과 조약을 체결하였다. 따라서 정부가 이처럼 개국(開國)의 방침을 취하고, 또한 대원군이 정한 제도를 고치는 것을 보고 대원군은 매우 불쾌해하였다. 이러한 시기에 때마침 국왕의 폐위를 기도하려는 사람이 있었다. 사건이 밝혀져 관련된 사람은 모두 사형에 처해졌다. 왕의 서형(庶兄)인 이재선(李載先)도 역시 그에 연루되어 사약을 받았다. 확실히 이러한 일들은 이재선을 받들어 반역을 꾀하려고 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한다. 【메이지 14년, 이 태왕 18년】 이재선은 대원군의 서자로서, 대원군은 그를 매우 총애하였으므로, 이재선의 죽음으로 대원군은 우울해하고 마음에 더욱 불평을 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