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헌은 정권을 잡은 뒤 자기의 지반을 굳게 하기 위하여 조금이라도 의심나는 사람이 있으면 용서 없이 처치하고 임금도 자기 마음대로 폐립하여 일생 중에 두 임금[명종·희종]을 폐하고 네 임금[신종·희종·강종·고종]을 세웠다. 또한 자기 집에 사병을 길러 신변을 보호하고 정방을 두어 대소 정무를 집안에서 처리하니 최 씨는 사실상 고려의 군주가 되었으며 임금은 다만 허위를 지킬 뿐이었었다. 그리하여 최 씨는 충헌으로부터 그 아들 우, 손자 항, 증손 의에 이르기까지 4대 63년간 정권을 잡고 정방 정치를 행하였다. 정방 정치는 여러 가지 폐해도 많았으나, 이 때문에 내란이 끊어지고 국론이 통일되어 전고 무비한 몽고의 난을 30년 동안 저항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