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의 사회는 여러 가지 계급으로 조직되어 있으나, 양반·이속·상민·천인의 네 계급으로 구별할 수 있다. 양반은 8품 이상의 문신·무신과 그 자손들을 말하는 것으로서 그들은 정치에 참여하여 사회를 지배하고, 학교의 입학, 과거의 응시 등 여러 가지 특권을 가졌다. 이속은 중앙과 지방 각 관청의 문부를 맡아 보는 하급 관리를 말하는 것이다. 그들은 양반과 같이 높은 벼슬은 할 수 없으나 의학·율학·산학·사자(寫子) 등 기술을 전업하여 각 관청의 기술 부문을 담당한 까닭에 종종의 특권이 있었다. 상민은 농·상·공업에 종사하는 일반 인민 대중을 말하는 것으로서 양민이라고도 한다. 양반과 이속은 비생산자인 데 대하여 상민은 생산자이다. 그러나 그들은 아무 특권도 없이 오직 납세와 병역의 의무만 지고 있었다. 천인은 공사의 노비와 재인[광대], 화척[양수척 - 후세의 백정], 진척[나루 사공], 역정[역의 하인] 등 공사의 천역을 맡아 보는 사람들로서 이중에도 가장 가련한 것은 노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