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신의 세도뿐만 아니라 지방 관리의 협잡과 소위 양반 계급의 횡포도 매우 심하였다. 지방의 고급 관리[부윤·목사·군수 따위]는 대개가 세도가의 인척이거나 당파였으므로 그 권세를 배경으로 삼아 가렴주구를 일삼았다. 그 밑에 있는 아전들도 또 갖은 농간을 다 부려 혹은 장부를 고치고 재물을 횡령하며 혹은 뇌물을 받고 일을 보아주어 그 협잡이 여간 심하지 않았다.
그리고 소위 양반 계급은 서울과 시골로 돌아다니면서 까닭 없는 행패를 마음대로 부리며, 양민의 재산을 빼앗았으므로 이들의 등살에 견디지 못한 양민들은 때때로 분란을 일으켰다. 조정에서는 이러한 폐해를 없애기 위하여 암행어사를 보내 이를 엄중하게 조사하게 하였으나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나중에는 암행어사 자체도 또한 부패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