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종이 아들도 없이 갑자기 돌아가자 영조의 현손인 이하응이 대왕대비 조씨[순조의 아들인 문조의 비]와 의논하여 세도가 김씨 일파의 음모를 물리치고 이하응의 둘째 아들을 임금으로 세우니, 이가 곧 고종이다. 이때에 나이 겨우 12세였으므로 이하응이 흥선대원군이 되어 일체의 정치를 대신 행하였다.

천성이 매우 영명한 대원군은 정권이 그의 손에 들어오자 곧 폐정의 개혁에 착수하여 김 씨를 억눌러 세도를 못하게 하여 당쟁의 고질을 뽑기 위하여 4색 당인을 고르게 채용하고 특권 계급의 횡포를 막기 위하여 지방적 차별과 계급적 한도를 깨뜨리려 서북인과 서민에게도 좋은 벼슬과 적당한 지위를 주었다. 썩은 선비의 소굴이던 서원을 대부분 철폐하고 상민만이 물던 세금을 양반도 물게 하였으며 악질 관리를 쫓아내고 사치한 풍속을 엄금하는 등 500년래 처음 보는 큰 개혁을 단행하였다.

다음으로 대원군은 정부의 위엄을 국민에게 보이기 위하여 임진왜란 때에 불 탄 그대로 있는 경복궁을 중수하려고 하였는데 재정이 곤란하여 백성에게 원납전을 받고 또 당백전이라는 한 푼 돈을 백문(百文)으로 쓰게 하는 특별한 돈을 만들고 또 억지로 많은 사람에게 부역을 시켰다. 이로 인해 차차 원성이 높아져갔고 이러한 중대한 계획을 별로 준비도 없이 단시일 안에 갑자기 행하였으므로 폐해도 상당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