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대세에 따라 새로운 문명에 관심을 가진 자가 적지 않았으니 최한기·김정호·유대치·박규수·오경석 등이다. 그 선진이 된 일본과 수호조약을 맺은 뒤에 많은 지식 계급들이 그를 시찰하고 돌아와서 개화의 모범으로 일본을 본뜨자는 한 파가 표면으로 나타났으니, 이것이 곧 개화당(독립당)이며 신진 연소한 김옥균·박영효·홍영식·서광범·서재필 등이 이에 소속하였다.
이와 반대로 청국의 세력에 의존하여 현상을 그대로 지내자는 한 파가 있었으니, 이것이 곧 수구당[사대당]으로 민씨를 중심으로 한 민태호·김병시·김병국·민영익·조영하 등이 이에 소속하였다.
이와 같이 생각이 같지 아니한 두 파가 정치에 대한 의견을 달리하고 또 그들 등 뒤에는 대립 관계에 있는 청나라와 일본의 격동을 받아 날마다 충돌이 생겨 그 대립과 항쟁은 갈수록 맹렬하여져서 마침내 갑신정변이 일어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