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한 개국 176년 ○ 신라 혁거세 39년 ○ 고구려 고주몽 19년 ○ 한 성제 홍가 2년 ○ 일황 수인 11년 ○ 서력 기원전 19년】
봄에 마한(馬韓) 왕이 돌아가셨는데[崩] 어떤 사람이 신라 왕에게 권하기를, “마한 왕이 전날에 우리의 사신을 모욕하였으니 지금 마땅히 그 상중(喪中)을 틈타서 정벌해야 합니다.”라고 하였다. 왕이 말하기를, “다른 사람의 불행을 요행으로 여기는 것은 인(仁)이 아니다.”라고 하고는 사신을 파견하여 조문하고 위로하였다.
○ 고구려(高句麗) 왕이 돌아가시고, 그의 아들 유리(琉璃, 類利)가 즉위하였다. 처음에 주몽(朱蒙)이 북부여(北扶餘)에 있을 때에 예씨(禮氏)와 먼저 혼인하여 유리를 낳았는데 소식이 끊겼다. 그 후에 유리가 왕이 남겨 두었던 단검을 가지고 왕에게 나아가 올리니 부자가 비로소 서로 만나 태자가 되었다. 이때에 이르러서 즉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