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고종 소흥(紹興) 2년 ○ 일황 숭덕 9년 ○ 서력 기원 1132년】이었다.
봄 2월에 왕이 서경(西京)에 행차하였다. 이에 앞서 승려 묘청(妙淸)이 백수한(白壽翰)과 함께 음양술(陰陽術)로 많은 사람을 현혹하였으며, 왕 또한 그를 믿고 아꼈다. 이때에 이르러 묘청이 몰래 큰 떡의 속을 비우고 뜨거운 기름을 채워서 대동강(大同江)에 빠뜨리니, 기름이 수면에 떠올라서 오색이 투명한 구슬처럼 보였다. 이를 신령스런 용이 침을 토한 것이라 말하고 왕을 우롱하였는데, 왕이 수영 잘하는 사람을 물속으로 들어가게 하여 떡을 찾아내고는 그 속임수를 비로소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