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고종 소흥 27년 ○ 일황 후백하(後白河) 2년 ○ 서력 기원 1157년】이었다.
2월이었다. 왕이 도참(圖讖)을 믿어서 여러 아우를 증오하였다. 그때에 간신(諫臣)에게 은밀히 지시하여 아우 대령후(大寧侯) 경(暻)을 탄핵하여 왕에게 아뢰도록 하였다. 이로 인해 아우를 유배 보내고, 태후가 그 아우를 구제할까 두려워 먼저 태후를 보제사(普濟寺)에 옮겨 모셨다.
○ 여름 4월에 왕이 궁궐 동쪽에 이궁(離宮)을 짓고 수덕전(壽德殿) 또는 천녕전(天寧殿)이라 하였다. 또한 시중(侍中) 왕충(王冲) 등 5명의 집을 빼앗아 궁으로 삼고 이름난 꽃과 기이한 과실나무, 진귀하고 아름다운 물품들을 좌우에 나열해 놓고, 괴이한 돌을 가지고 선산(仙山)을 만들었다. 또한 먼 곳의 물을 끌어다가 폭포를 만들었으며 사치스러운 짓을 날마다 일삼으니 백성이 원망하고 고통스러워하였다.
○ 가을에 송(宋)나라 상인이 앵무새와 공작을 바쳤다.
○ 인종(仁宗) 제삿날[忌辰日]에 승려들을 태평정(太平亭)으로 모셔 음식을 베풀었다. 이때에 왕이 불사(佛事)를 좋아하여 승려 무리가 궁궐 뜰에 가득 찼으며, 왕의 은총을 믿고 환관과 결탁하여 백성을 괴롭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