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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축(丁丑) [고종 4년]

【송 영종 가정 10년 ○ 일황 순덕 7년 ○ 서력 기원 1217년】이었다.

봄 정월에 흥왕사(興王寺), 경복사(景福寺) 등 여러 절의 승려들이 최충헌(崔忠獻)을 죽이고자 모의할 때 거짓으로 거란군[丹兵]에게 패하였다고 하고 새벽녘에 선의문(宣義門)에 이르러서 급히 소리치기를, “거란군이 이르렀다.”고 하고 최충헌의 집으로 향하였다. 이에 최충헌이 사병과 순검군을 보내서 승도 3백여 명의 목을 베고, 또 승려들을 수색하여 8백 명을 죽이니 시체가 산처럼 쌓였고 흐르는 피가 내를 이루었다. 이어 승도들을 국문할 때에 정숙첨(鄭叔瞻)이 연루되었다는 말이 있었으므로, 곧 정숙첨을 파직하고 정방보(鄭邦輔)로 대신하게 하였다.

○ 거란군이 물러났다. 왕이 승선(承宣) 김중구(金仲龜)에게 명하여 남도군(南道軍)으로 적을 추격하라고 하였다. 안서(安西)【지금의 연안(延安), 백천(白川), 재령(載寧) 3개 군이다.】 도호병(都護兵)이 또한 적의 머리 1백여 급을 베고, 조충(趙冲)은 염주(鹽州)【지금의 연안】1)원문에는 정안(廷安)으로 되어 있으나, 연안으로 바로잡는다.에서 활약하니 적이 이에 군사를 돌려 북쪽으로 돌아갔다.

○ 가을 7월에 병마사(兵馬使) 최원세(崔元世)와 김취려(金就礪) 등이 거란군을 제주(堤州)【지금의 제천(堤川)】에서 크게 물리쳤다. 이에 앞서 거란군이 서쪽으로 돌아가다가 정주(定州)를 불태우고 안주(安州)에서 주둔하고 있었다. 이에 관군이 가서 공격하여 태조탄(太祖灘)에 이르렀는데 큰 비가 내렸다. 곧바로 진을 치고 머물며 주연을 베풀고 놀면서 대비하지 않고 있었는데 적이 공격해 왔다. 김취려가 맞서 싸우다가 창과 화살을 혼자서 받아 내고, 나머지 죽은 장수들이 수를 헤아릴 수 없었다. 거란군이 장단(長湍)에 이르고 또 금교역(金郊驛)【지금의 평산(平山)에 있다.】에 주둔하니 다시 오응부(吳應夫)를 중군 병마사(中軍兵馬使)로 삼고, 최원세로 전군(前軍)을, 황대원(黃大源)은 좌군(左軍)을, 오인영(吳仁永)은 우군(右軍)을, 유돈식(柳敦植)은 후군(後軍)을 거느리게 하여 숭인문(崇仁門)을 나서서 적을 막게 하였다. 이윽고 거란군이 또다시 동주(東州)【지금의 철원(鐵原)】를 함락하였다. 이에 오응부를 파직하고 최원세가 대신하도록 하고 김취려는 전군(前軍)을 지휘하여 적군을 징파도(澄波渡)에서 격파하여 물러나게 하였다. 또 풍양(豊壤)【지금의 양주(楊州)에 있다.】에서 싸워서 노원역(盧元驛)【지금의 양주에 있다.】까지 추격하여 적의 목을 매우 많이 베었다. 적들이 또다시 양주에서 원주(原州)에 이르렀다가 얼마 되지 않아 춘천(春川)을 함락하여 안렴사(按廉使) 노주한(盧周翰)을 죽이고, 다시 원주로 진격하였다. 이에 원주 백성이 서로 버티면서 무려 9번이나 전투를 하였으나 식량이 바닥나고 지원이 끊겨 성이 함락되었다. 얼마 후에 관군이 적을 충(忠)【충주(忠州)】와 원【원주】 두 주(州)에서 크게 물리쳐 3백여 급의 목을 베고 제주까지 추격하니 적의 시신이 내를 뒤덮었다. 또한 박달치(朴達峙)【지금의 제천에 있다.】까지 추격하여 최원세가 김취려와 함께 고개 정상을 먼저 점거하였다. 그 다음 날 적의 수만 기병이 나누어 고개를 올라와서 요해처(要害處)2)전쟁터에서 자기편에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적에게는 해로운 지점을 이르는 말이다.를 두고 다투었다. 이에 최원세 등이 곧 크게 소리치며 죽을 각오로 싸우니 적이 크게 무너져 남녀와 병장기, 치중(輜重)3)탄약, 식량, 장막, 피복 등 군대에서 쓰는 여러 가지 물품을 이르는 말이다.을 여기저기 어지럽게 버리고 동쪽으로 도주하여 명주(溟州)【지금의 강릉(江陵)】 대관령(大關嶺)을 넘어서 도망갔다.

○ 겨울 10월이었다. 이때에 여진(女眞)의 황기자군(黃旗子軍)이 침략해 왔다. 서북 병마사(西北兵馬使) 조충이 맞아 싸워 잇달아 격파하니 적이 패하여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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