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百濟)는 위덕왕(威德王), 혜왕(惠王), 법왕(法王)이 모두 덕으로 정치를 펴서 인심을 유지하였다. 무왕(武王)에 이르러서는 교만하여 신라(新羅)를 공격하지 않는 날이 없었다. 당(唐)나라가 사신을 보내 군대를 거두라고 하였으나 따르지 않고 더욱 업신여기며 욕심을 크게 하였다.

의자왕(義慈王)은 교만하고 사치스러워 국사를 돌보지 않고 신라 변경을 침범하여 소란스럽게 하였다. 또한 고구려(高句麗)와 결탁하여 신라가 당나라로 가는 길을 막으니, 신라 무열왕(武烈王)이 김인문(金仁問)을 당나라에 보내 백제를 함께 치자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