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종(成宗)이 죽고 목종(穆宗)이 즉위하니 어머니 천추태후(千秋太后)가 섭정하였다. 태후가 외족(外族) 김치양(金致陽)과 통하여 합문통사사인(閤門通事舍人)을 제수하고 국정을 장악하게 하였다. 태후가 중간에서 권세를 부려 가까운 무리가 함께 권력을 잡았다. 이때에 왕은 후계자가 없고 태조(太祖)의 자손은 모두 죽어 오직 대량군(大良君) 왕순(王詢)만 있었다. 태후가 왕순을 꺼려 출가하게 하고 김치양에게서 얻은 사생아를 세우고자 하였는데, 왕에게 병이 있는 것을 보고 그 모략이 더욱 급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