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仁宗) 말년, 지금으로부터 760여 년 전쯤에 임후(任后)가 둘째 아들을 사랑하여 태자를 바꾸고자 하였다. 시독(侍讀) 정습명이 진심으로 보호하여 태자 왕현(王晛)이 폐위되지 않고 왕위를 계승하니, 이 사람이 의종(毅宗)이다. 이때에 정습명이 승선(承宣)으로서 인종이 임종할 때의 부탁을 받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것을 지극히 말하니, 왕이 처음에는 정습명을 꺼려 제멋대로 하지 못하더니 후에 참소를 믿고 그를 파직시켰다. 이에 정습명이 독약을 먹고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