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별초는 원래 성안을 순찰하면서 난폭한 이들을 막는 자들이었다. 그러나 최우(崔瑀) 때부터 권신의 호위 무사가 되니, 김준(金俊)1)앞서 나온 김인준(金仁俊)을 말한다. 김인준은 초명이고 나중에 고친 이름이 김준이다.이 최의(崔竩)를 죽일 때와 임연(林衍)이 김준을 죽일 때와 홍문계(洪文系)가 임유무(林惟茂)를 죽일 때 모두 그들의 힘에 의지하였다.
이때에 이르러 장군 배중손(裵仲孫)2)원문에는 배중손(裴仲孫)으로 되어 있으나, 배중손(裵仲孫)으로 바로잡는다., 노영희(盧永禧) 등이 삼별초를 이끌고 강도(江都)【강화(江華)】를 점거하여 반란을 일으켰다. 추밀원 부사(樞密院副使) 김방경(金方慶)이 토벌하였는데, 적이 진도(珍島)【전라도】로 달아나 들어가니 형세가 매우 왕성하였다. 김방경이 다시 몽고 원수(蒙古元帥) 흔도(忻都) 등과 함께 힘을 합쳐 적을 대파하였다. 적장 김통정(金通精)이 남은 무리를 이끌고 탐라(耽羅, 제주도)에 숨어 들어가 험난한 지형을 믿고 더욱 창궐하여 연안 지역을 여러 번 침략하였으나 김방경이 마침내 평정하였다. 최충헌(崔忠獻)이 권력을 마음대로 부린 이래 모두 80년 동안 국왕은 한갓 빈자리를 지키다가 비로소 왕권이 복고되었다.
대체로 정중부(鄭仲夫), 이의민(李義旼)의 흉악한 반역과 최씨(崔氏) 및 김(金), 임(林) 두 씨(氏)의 전횡과 방자함은 모두 무신이 제멋대로 날뛰어 생긴 결과이고, 지금 이 화를 없앤 것이 또한 몽고의 힘이었다. 이에 내부의 걱정이 겨우 사라졌으나 외부의 근심이 더욱 커져서 왕실이 권력을 보존하지 못하고 마침내 몽고의 전제를 받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