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종(中宗)께서 연산군(燕山君)의 폐정을 혁파하고 유교를 숭상하시며, 문치에 전념하여 숨은 인재를 찾아내고 풍속의 교화를 진작하셨다. 처음에 중종이 즉위할 때에 부인 신씨(愼氏)를 왕후로 봉하였다. 그런데 예전에 아비인 신수근(愼守勸)이 권세를 빙자하고 교만 방종하여 연산군 폐위 시에 박원종(朴元宗) 등이 연산군을 왕위에서 폐할 때에 신수근을 죽였다. 이로 인한 후환이 있을까 염려하여 영의정(領議政) 유순(柳洵)과 우의정(右議政) 김수동(金壽童) 등이 왕에게 말하여 신씨를 폐하여 사저로 쫓겨나게 하였다. 신씨가 왕후가 된 지 8일 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