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비로소 한양[京城]으로 돌아오셨다.
후에 왕이 만주(滿洲)에 사신을 보내 의주(義州)의 주둔병을 철수하라 하시니, 이에 만주가 군사를 철수하고 의주를 우리에게 돌려주었다. 이때에 사신 김상헌(金尙憲)은 북경(北京)에 있다가 본국의 어려움을 듣고 구원을 청하였다. 명(明)나라가 요동 순무(遼東巡撫) 원숭환(袁崇煥)에게 출병하라 하였으나 일이 미치지 못하였다. 얼마 후 일본(日本)도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가 사신을 보내 조선(朝鮮)을 돕겠다고 하였으나 또한 사양하고 받지 않았다.
이로부터 조선이 만주의 압제를 받게 되었다. 만주가 명나라를 칠 때는 병선을 징발하였고, 또 형제의 맹세를 바꾸어 상하국의 서약을 맺고자 하였으며 명나라에 보내는 세폐(歲幣)를 색출하는 일이 많았다. 조선이 분하고 한스러워하여 혹 만주를 정벌하고자 하니 평화가 장차 깨지려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