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혜왕(忠惠王) 4년(1343)에 정당문학(政堂文學) 이조년(李兆年)이 배움에 힘써 벼슬을 얻었다. 그는 성품이 굳세고 확실해서 과감히 말하는 것 때문에 꺼림을 받았다. 왕을 뵙기 위해 들어올 때마다 왕이 그의 발소리를 듣고는 반드시 “이조년이 오는구나.”라고 말하고서 좌우를 물리쳐 용모를 단정히 하고 기다렸다. 이때에 이르러서 왕이 음란하고 방종함이 더욱 심해졌으나 대간(臺諫) 가운데 감히 간언하는 자가 없었는데, 이조년이 홀로 왕의 언행을 지적하여 탓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러나 왕이 고치지 않았기 때문에 마침내 홀로 말을 타고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