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의 목조 건축은 주심포 양식과 다포
양식이 궁궐이나 사찰 등 주요 건축 양식의 주류를 이루었다. 이 두 양식은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세부의 가공 기법이 간략화되고 두 양식이 혼용되기 시작되었다. 주심포 양식의 건축에 다포
양식이 혼용된 건축물로 대표적인 것으로는 도갑사 해탈문인데, 이 건물은 다포 양식의 첨차를 사용하고
있다. 다포 양식의 건축에 주심포 양식이 혼용된 것으로는 평양 보통문을 들 수 있다. 보통문은
건물 내부에 세운 네 개의 고주(高柱) 위에 평방을 둘리지 않고 두공을 올렸고, 건물 갓기둥의
두공도 이출목이면서 초출목 밑에 첨차가 없는 것 등 주심포 양식과 상통되어 있으며 천장 가구도
없다. 이들 두 양식은 시기가 내려오면서 세부에 장식적 의장이 많아진다. 주심포 양식의 첨차는
점점 길어져 그 끝이 반전되며, 다포 양식은 제공 끝의 쇠서가 길어지고 위로 올라가며, 건물
내부의 제공은 화려한 모습으로 변한다. 이러한 변화는 조선 시대 후기에 들어서 현저해진다.
조선 중기에는 이런 두 양식의 건축 이외에 익공 양식(翼工樣式)의 건물이 있다. 이것은 16세기에
건립된 주택 건축인 강릉 오죽헌이 가장 오래되었다. 이 양식은 주심포 양식의 두공부를 극도로
간략화한 것인데, 보의 뺄목 끝이나 초공(草工)을 길게 빼어 새의 날개 비슷한 모양으로 만든
것이다. 익공 양식은 궁전의 침전이나 관아 건축, 사찰의 이차적 건물과 같이 화려한 모습이 크게
요구되지 않는 건물이나, 묘사, 향교, 서원 등의 유교적 건물에 주로 채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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