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말하기를 “보내온 편지에 이르기를 ‘그와 강화(講和)를 하여 (국가를) 보존하는 것보다 차라리 의리를 지켜 망하는 것이 옳다.’라고 했다.”라고 하나 이것은 겨우 신하가 절개를 지키는 데 쓰이는 말일 뿐입니다. …(중략)… 자기의 힘을 헤아리지 않고 경솔하게 큰소리를 쳐서 오랑캐의 노여움을 함부로 도발했다가 마침내는 백성이 도탄에 빠지고 종묘
와 사직
에 제사 지내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면 그 과오가 무엇이 이보다 크겠습니까? …(중략)… 늘 생각해 보아도 우리의 국력은 현재 바닥나 있고 오랑캐의 병력은 오히려 강성하니 일단은 정묘년(1627)의 맹약을 지켜서 몇 년이라도 화를 늦추고, 그 기간을 이용해 어진 정치를 베풀어 민심을 수습하고, 성을 쌓아 군량을 저축하여 변방의 방어를 더욱 튼튼하게 하며, 군사를 거둬들여 움직이지 않은 채로 적의 허점을 노리는 것이 우리나라를 위하는 계책일 것입니다.
'종묘' 관련자료
'사직' 관련자료
『지천집』권11, 차, 병자봉사 제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