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신년에 혁명당이 실패한 것(갑신정변
-역자주)을 간혹 우리나라 사람이 안타깝게 생각할뿐더러 김옥균
같은 자는 온 나라 사람들이 더욱 그 재주를 칭찬한다. 또 일본 사람까지 (그를) 숭배하여 그의 행적을 기록하고, 필적도 기록하며, 그의 무덤에 가서 절하는 사람도 있고, 그의 머리카락을 구하여 간직하며 말하기를 영웅의 머리카락이라 한다. (사람들이) 이같이 그를 숭배하는 것은 다른 까닭이 아니라 (그가) 갑신년 혁명당의 우두머리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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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렇게 재주 있는 인물이 일본인에게 팔린바 되어 이같이 실패를 당한 것이다. 저 일본인들이 어찌 조선을 위해 충직한 정성으로 조력하겠는가. 저 일본인들이 우리나라를 삼키려고 날마다 생각하고 꿈꾸었으며 만일 우리나라가 진보되는 경우에는 일본인들은 천만 가지로 방해한 것이다. (일본인들이) 여러 번 청국 세력에 굴하여 원통하게 생각한 나머지 무슨 모양이든지 한 번 기운을 베풀어 조선 권리를 장악하고자 했으나 계획이 들어맞지 아니하여 주저하던 즈음, 소년재사들이 일본의 신개명에 정신이 혼미하여 독립을 사랑하는 가운데 일본이 기회를 이용하여 조선 소년재사들을 꾀어 청국을 배척하고 (조선의) 독립을 보호하는 모양으로 조력하였으나 그 실상은 한청 양국의 악감정을 발생케 함으로써 이익을 취한 것이다. 우리나라 재사들은 이 같은 일본인들의 꾀를 알지 못하고 저 일본인들의 세력을 빌려 (일을) 성사시키려 하다가 일본인들의 계교에 빠져 실패하고 말았으니 어찌 안타깝지 않겠는가. 만일 저 일본이 정말로 조력하려 했다면 김욱균(김옥균
의 오기-역자주)을 위해 군함을 보내기로 약속하고 어찌하여 약속을 어겼겠는가. 이는 마치 사람에게 다락에 올라가라 권하고서는 사다리를 치우는 것과 같다. 김옥균
이 일본으로 망명 도주하여 다시 거사하고자 하자 저 일본이 도리어 그를 쫓아내기도 하고 소립원이라는 섬(小笠原, 오가사와라 제도)에 가두기도 하였으니 어찌 김옥균
을 정말로 사랑했다 할 수 있겠는가. 이즈음 김옥균
이 저 일본인들의 속셈을 알고, 갑오년 봄에 일본을 떠나 청국으로 들어가 이미 행하던 방침을 바꾸어 다시 청국 지사들과 더불어 천하 일을 도모하려 하다가 불행히 홍종우에 찔려 죽은 바 되었다. 박영효
까지 여러 해 일본에 있다가 (일본인들을) 믿지 못할 것을 알고 갑오년 이후로부터 점점 반일적인 태도를 드러내자, 저 일본인들이 쫓아내기도 하고 학대하기도 하며 가두기도 하여 박영효
가 수족 둘 곳을 없게 만들었으니, 설령 그때 김옥균
이 있었을지라도 또한 박영효
와 같았으리라. 그런 이유로 일본인들에게 팔린바 되어 큰일을 실패한 것이라고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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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균
같은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혁명가라 하지만 경력이 짧고 연구가 깊지 못하여 급격한 수단으로 일을 성사시키려 하다가 실패한 것이다. 대체로 혁명은 애국지사가 부패한 정치를 부득이 수단을 써서 개혁하는 방법을 마련하여 맹렬히 운동할지라도 실상은 천시를 좇아 행하며 인심을 얻어 진보하는 계급이 있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종교를 따라 진보하거나, 학문으로 인도하거나, 언론으로 사람의 마음을 격동시키거나, 이유로써 여러 사람의 사상을 받아 벽력수단을 두루 쓰면 찬성하는 자가 많고 반대하는 자가 적은 연후에 문명정치를 베풀어 하루아침에 공을 이루면 장차 10년 전 예비가 되리니 이것이 혁명가의 역사가 될 것이다. 지금 사람들은 이 같은 기관을 행하지 않고 다만 (다른) 사람의 도움을 얻으면 급격한 수단으로 행하니, 위로는 임금의 찬성을 얻지 못하고 가운데로 관리의 찬성을 얻지 못하며 아래로 백성의 찬성을 얻지 못하여 사면으로 대적을 받으니 어찌 구제하겠는가. 대개 혁명이라는 것은 천하의 험악을 무릅쓰고 완전히 자기 실력으로 성취할지라도 외국 사람이 내란을 엿보다가 만일 내란이 있으면 간섭해서 나라를 빼앗으려 하거늘, 하물며 자기 힘으로 성취하지 못하고 타인의 힘을 빌려 성취하면 종말에는 비둘기가 까치둥지에 있는 것처럼 빼앗기고 천만 가지로 압제하면 무슨 방법으로 막겠는가. 독립을 스스로 행하지 못하면 독립이라는 이름까지 허명무실할뿐더러 오래지 못할 것이니 어찌 (그것이) 귀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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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식, 『한국통사』, 64~6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