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조
가 새벽에 권람(權擥, 1416~1465)·한명회
(韓明澮, 1415~1487)·홍달손(洪達孫, 1415~1472)을 불러 말하기를, “오늘은 요망한 도적을 소탕하여 종사
(宗社)를 편안히 하겠으니, 그대들은 마땅히 약속과 같이하라. 내가 깊이 생각해보니 간당(姦黨) 중에서 가장 간사하고 교활한 자로는 김종서
(金宗瑞, 1383~1453) 만한 자가 없다. 저자가 만일 먼저 알면 일은 성사되지 못할 것이다. 내가 한두명의 역사를 거느리고 곧장 그 집에 가서 선 자리에서 베고 달려 아뢰면, 나머지 도적은 평정할 것도 없다. 그대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니, 모두 말하기를, “좋습니다”라고 하였다. 세조
가 말하기를, “내가 오늘 여러 무사를 불러 후원에서 과녁을 쏘고 조용히 알리겠으니, 그대들은 늦게 다시 오라” 하고, 드디어 무사를 불러 후원에서 과녁을 쏘고 술자리를 베풀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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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조
가 한명회
에게 이르기를, “불가하게 여기는 사람이 많으니, 계책이 장차 어디에서 나오겠는가?” 하니, 한명회
가 말하기를, “길옆에 집을 지으면 3년이 되어도 이루지 못하는 것입니다. 작은 일도 오히려 그러한데, 하물며 큰일이겠습니까? 일에는 역(逆)과 순(順)이 있는데, 순으로 움직이면 어디를 간들 이루지 못하겠습니까? 모의(謀議)가 이미 먼저 정하여졌으니, 지금 의논이 비록 통일되지 않더라도 어떻게 그만둘 수 있겠습니까? 청컨대 공(公)이 먼저 일어나면 따르지 않을 자가 없을 것입니다” 하였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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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조
는 드디어 활을 끌고 일어서서, 말리는 자를 발로 차고 하늘을 가리켜 맹세하기를, “지금 내 한 몸에 종사
의 이해가 달려있으니, 운명을 하늘에 맡긴다. 장부가 죽으면 사직
(社稷)을 위해 죽을 뿐이다. 따를 자는 따르고, 갈 자는 가라. 나는 너희들에게 강요하지 않겠다. 만일 고집하여 사기(事機)를 그르치는 자가 있으면 먼저 베고 나가겠다. 빠른 우레는 미처 귀도 가리지 못하는 것이니 군사는 신속한 것이 중요하다. 내가 곧 간흉(姦凶)을 베어 없앨 것이니, 누가 감히 어기겠는가?” 하고, 중문에 나오니 자성왕비(慈聖王妃 : 세조비 정희왕후)가 갑옷을 가져다 입혀주었다. 드디어 갑옷을 입고 가동(家僮) 임어을운(林於乙云)을 데리고 단기(單騎)로 김종서
의 집으로 갔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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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조
가 양정(楊汀, ?~1466)으로 하여금 칼을 품에 감추게 하고 유서(柳溆)를 정지시키면서 김종서
의 집에 이르니, 김승규가 문 앞에 앉아 신사면(辛思勉)·윤광은(尹匡殷)과 얘기하고 있었다. 김승규(金承珪, ?~1453)가 세조
를 보고 맞이하니, 세조
가 그 아비 김종서
를 보기를 청하였고, 김승규가 들어가서 고하였다. 김종서
가 한참 만에 나와 세조
가 멀찍이 서서 앞으로 나오지 않는 것을 보고 들어오기를 청하니, 세조
가 말하기를, “해가 저물었으니 문에는 들어가지 못하겠고, 다만 한 가지 일을 청하려고 왔습니다”라고 하였다. 김종서
가 두세 번 들어오기를 청하였으나 세조
가 굳이 거절하니, 김종서
가 어쩔 수 없이 앞으로 나왔다. 김종서
가 나오기 전에 세조
는 사모(紗帽) 뿔이 떨어져 잃어버린 것을 깨달았다. 세조
가 웃으며 말하기를, “정승(政丞)의 사모뿔을 빌립시다” 하니, 김종서
가 급하게 사모뿔을 빼어 주었다. 세조
가 말하기를, “종부시(宗簿寺)에서 영응대군(永膺大君) 부인의 일을 탄핵하고자 하는데, 정승이 지휘하십니까? 정승은 누대(累代) 조정의 훈로(勳老)이시니, 정승이 편을 들지 않으면 어느 곳에 부탁하겠습니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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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에 임어을운이 나오니 세조
가 꾸짖어 물리쳤다. 김종서
가 하늘을 우러러보며 한참 말이 없었다. 윤광은·신사면이 굳게 앉아 물러가지 않으니 세조
가 말하기를, “은밀히 청할 것이 있으니, 너희들은 물러가라” 하였으나 여전히 멀리 피하지 않았다. 세조
가 김종서
에게 이르기를, “또 청을 드리는 편지가 있습니다” 하고, 종자(從者)를 불러 가져오게 하였다. 양정이 미처 나오기 전에 세조
가 임어을운을 꾸짖어 말하기를, “그 편지 한 통이 어디 갔느냐?” 하였다. 김승규에게 주자 김종서
가 편지를 받아 물러서서 달에 비춰 보는데, 세조
가 재촉하니 임어을운이 철퇴로 김종서
를 쳐서 땅에 쓰러뜨렸다. 김승규가 놀라서 그 위에 엎드리니, 양정이 칼을 뽑아 쳤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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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조
가순청(巡廳)에 이르러 홍달손을 시켜 순졸(巡卒)을 거느리고 대궐 뒤편의 시좌소(時坐所)로 달려가서 권람을 시켜 입직 승지를 부르게 하였다. 최항(崔恒, 1409~1474)이 나오자 세조
가 손을 잡고 최항에게 이르기를, “황보인(皇甫仁, 1387~1453)·김종서
·이양(李穰)·민신(閔伸)·조극관(趙克寬)·윤처공(尹處恭)·이명민(李命敏)·원구(元矩)·조번(趙蕃) 등이
안평대군
(安平大君)
에게 붙고, 함길도 도절제사 이징옥(李澄玉), 경성부사 이경유(李耕㽥), 평안도 도관찰사
조수량(趙遂良), 충청도 도관찰사
안완경(安完慶) 등과 연결하여 불충한 짓을 공모하였는데 거사할 날짜까지 정하여 형세가 심히 위급하니 조금도 시간 여유가 없다. 김연(金衍)·한숭(韓崧)이 또 주상의 곁에 있으므로 와서 아뢸 겨를이 없어서 이미 적괴(賊魁) 김종서
부자를 베어 없애고 그 나머지 잔당을 지금 아뢰어 토벌하고자 한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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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평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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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환관 전균(田畇)을 불러 말하기를, “황보인·김종서
등이 안평대군
의 중한 뇌물을 받고 전하께서 어린 것을 경멸하여 널리 자기 무리의 사람들을 심어 놓고, 번진(藩鎭)과 교통하여 종사
를 위태롭게 하기를 꾀하여 화가 코 앞에 닥쳤으니 형세가 궁하고 일이 급박하다. 또 적당(賊黨)이 전하의 곁에 있으므로, 지금 어쩔 수 없이 옛 사람의 선발후문(先發後聞)1)
의 일을 본받아 이미 김종서
부자를 잡아 죽였으나, 황보인 등이 아직도 남아있으므로 지금 처단하기를 청하는 것이다. 너는 속히 들어가 아뢰어라”라고 하였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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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발후문(先發後聞) : 『논어』 헌문편에 나오는 이야기로 임금을 시해한 역적은 누구라도 윗사람에 아뢰지 않고 먼저 처리한 후에 보고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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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서
부자와 황보인·이양·조극관·민신·윤처공·조번·이명민·원구 등을 모두 저자에 효수(梟首)하니, 길 가는 사람들이 통쾌하게 여기지 않음이 없어 심지어 그 죄를 헤아려서 기왓돌로 때리는 자까지 있었다. 여러 관사(官司)의 비복
(婢僕)들 또한 김종서
의 머리를 향해 욕하고, 환시(宦寺)들은 김연(金衍)을 발로 차고 그 머리를 짓이겼다. 뒤에 저자 아이들이 난신(亂臣)의 머리를 만들어서 귀신 놀이를 하며 부르기를, “김종서
세력에 조극관 몰관(沒官)하네” 하였다. 이날 밤에 달이 떨어지고, 하늘이 컴컴하여지자 누가 쏘았는지 알 수 없는 화살이 떨어졌다. 위사(衛士)가 놀라 고하니, 이계전(李季甸)이 두려워하여 나팔 불기를 청하였다. 세조
가 웃으며 말하기를, “무엇을 괴이하게 여길 것이 있는가? 조용히 진압하라”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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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실록』권8, 1년 10월 10일 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