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마땅히 한 집의 재산을 헤아려 토지의 몇 부(負)를 한정하여 1호(戶)의 영업전
(永業田)을 삼기를 당나라의 토지제도[租制]처럼 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많이 소유한 자의 것을 줄이거나 빼앗지 않고, 부족한 자라고 해서 더 주지 않는다. 돈이 있어 사고자 하는 자는 비록 천결(千結)이나 백결(百結)이리라도 모두 허가하고, 토지가 많아 팔고자 하는 자는 단지 영업전
몇 부 이 외에는 역시 허가한다. 많아도 팔기를 원하지 않는 자는 강요하지 않고, 모자라도 살 능력이 없는 자는 독촉하지 않는다. 오직 영업전
몇 부의 한도 내에서 매매하는 자가 있으면 사는 곳을 철저히 조사하여 산 자에게는 남의 영업전
을 빼앗은 죄로 다스리고, 판 사람도 역시 몰래 판 죄로 다스린다. 그리고 산 자에게는 가격을 논하지 말고 이를 되돌려 주도록 하고, 또한 전주(田主)로 하여금 스스로 관아에 고하여 죄를 면하고 자기의 토지를 되찾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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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매매는 반드시 관아에 알린 후 이루어지게 하고, 관아도 역시 토지 문서를 자세히 조사한 후에 문권을 만들어 교부한다. 관인이 찍히지 않은 토지 문서에 대해 송사를 허락하지 않는다면, 비록 빠른 효과는 없더라도 반드시 길이길이 믿고 의지하는 것을 볼 것이다. 어째서인가? 내가 한 마을을 살펴보니, 지난해 몇 호가 파산하였고, 올해 몇 호가 또 파산하였다. 파산하는 자들을 보면 처음에는 농지를 많이 가졌던 사람이 나중에 적어지게 되고, 처음부터 농지가 적었던 사람은 농지를 모두 잃게 된다. 이미 농지가 없으니 어떻게 파산하지 않겠는가?
백성의 재산을 관장하는 자가 여기에서 빼앗아 저기에 주지 못하더라도 가난한 백성이 만약 현재 남아 있는 토지를 가지고 항구적으로 생업을 영위할 토대로 삼는다면 어찌 조금은 도움이 되는 방법이 아니겠는가? 무릇 토지를 파는 자는 반드시 가난한 백성이다. 지금 천만금을 가진 교활한 아전이나 부유한 상인이 하루아침에 많은 빈민의 토지를 사 모아 거부(巨富)로서의 즐거움을 누린다면, 눈 앞에 파산한 가호가 많다고 말할 정도일 뿐만이 아니니 그 폐해가 끝이 없을 것이다.
가령 가난한 백성이 토지를 팔지 못하게 한다면 파는 자가 적을 것이니, 그렇게 되면 겸병(兼竝)도 감소할 것이다. 가난한 백성 중에 혹시 지혜와 재력이 있어서 토지를 얻을 수 있다면 한 자의 토지를 얻든 한 치의 토지를 얻든 그 사람의 수중에 들어가기만 하고 나오지는 않으므로 쉽게 재산을 일으키게 될 것이다. 부유한 백성은 토지가 많더라도 많은 자식이 나누어 갖게 되고, 그 중에 불초(不肖)한 자는 파산할 것이므로 몇 세대가 지나지 않아 평민
과 똑같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이 된다면 점차적으로 균전제(均田制)를 완성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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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호(貧戶)는 당장 눈 앞에 살림이 다 없어지는 걱정을 면하게 될 것이니 가난한 사람이 참으로 좋아할 것이다. 부호(富戶)는 비록 파산하더라도 영업전
은 그대로 있게 되니 부자로서 후손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또한 장차 기뻐할 것이다. 이와 같이 하면 시행하기도 쉬울뿐더러 반드시 효과도 있을 것이니, 이것이 그 대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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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길흉(吉凶)의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토지를 팔지 않을 수 없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의심한다. 그러나 전부 팔아 토지가 없으면 또 장차 어떻게 할 것인가? 그 사람은 옛날 정전(井田)을 받던 시대에 백성이 토지를 매매하지 못했던 일은 생각지 않는 것인가? 이것으로 깨우칠 수 있을 것이다. 무릇 제도를 신축성 있게 운영하는 것은 시행하는 자의 몫이다.
『성호집』권45, 잡저, 논균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