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서(總序)
부(賦)라는 것은 군국의 수요를 총칭하는 말이다. 이를 구분해서 말하면, 나라에 쓰는 것을 전곡(錢穀)이라 한다. 그러므로 치전에서 이미 그 출납의 방법을 자세히 설명하였다. 백성으로부터 수취하는 것을 부(賦)라 한다. 그러므로 여기에서는 부가 나오는 세목에 대하여 설명하려 한다. 주군(州郡)·판적(版籍)이란 부의 소출이다. 경리(經理)란 부의 통제이다. 농상(農桑)이란 부의 근본이다. 부세(賦稅)란 부의 헌납이다. 조운(漕運)이란 부의 수송이다. 염(鹽)·철(鐵)·산장(山場)·수량(水梁)·공상세(工商稅)·선세(船稅)는 부의 보조이다. 상공(上供)·국용(國用)·녹봉(祿俸)·군자(軍資)·의창
(義倉)·혜민국(惠民局)·전약국(典藥局)이란 부의 소용이다. 견면(蠲免)이란 부의 완화이다. 부의 소출을 안다면 민생을 후하게 하지 아니할 수 없고, 주군을 다스리지 않을 수 없으며, 판적을 상세하게 하지 않을 수 없다. 부의 통제임을 안다면 경리를 올바르게 하지 않을 수 없다. 부의 수송임을 안다면 백성들의 힘을 피곤하게 할 수 없고, 조운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 부의 근본임을 안다면 농상을 중요시하지 않을 수 없다. 부의 보조임을 안다면 과세법을 세우지 않을 수 없다. 부의 소용임을 안다면 출납을 조절하지 않을 수 없다. 부의 완화임을 안다면 백성들의 재산을 모조리 수탈할 수 없는 것이다. 토지가 있고 인민이 있은 뒤에 부를 얻을 수 있고, 덕이 있은 뒤에 그 부를 보존할 수 있는 것이다. 《대학(大學)》의 전(傳)에, “덕이 있으면 이에 인민이 있고, 인민이 있으면 이에 토지가 있고, 토지가 있으면 이에 재물이 있고, 재물이 있으면 이에 용도가 있다.” 하였다. 신은 따라서 덕으로 부전(賦典)의 근본을 삼는다. …(중략)…
'의창' 관련자료
부세(賦稅).
『맹자』(등문공(滕文公) 상편)에, “야인(野人)이 없으면 군자를 봉양할 수 없고, 군자가 없으면 야인을 다스릴 수 없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옛날 성인이 부세(賦稅)의 법을 만든 것은 다만 백성으로부터 수취하여 자기를 봉양하자는 것은 아니었다. 백성이 서로 모여 살게 되면, 음식과 의복에 대한 물욕이 밖에서 공격하고 남녀에 관한 정욕은 안에서 공격하여, 동류일 경우에는 서로 다투게 되고 힘이 대등할 경우에는 싸우게 되어 서로 죽이기까지 하는 것이다. 통치자는 법을 가지고 그들을 다스려서 다투는 자와 싸우는 자를 평화롭게 해 주어야만 민생이 편안해진다. 그러나 그 일은 농사를 지으면서 병행할 수 없는 것이므로 백성은 10분의 1을 세로 바쳐서 통치자를 봉양하는 것이다. 통치자가 백성으로부터 수취하는 것이 큰 만큼, 자기를 봉양해 주는 백성에 대한 보답도 역시 중요한 것이다. 후세 사람은 부세의 법을 만든 의의가 이러한 것을 모르고, “백성들이 나를 공양하는 것은 직분상 당연한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리하여 가렴주구를 자행하면서도 오히려 부족하다고 걱정하는데, 백성 또한 이를 본받아서 서로 일어나 다투고 싸우니 화란이 일어나게 되었다. 무릇 선왕이 법을 만든 것은 천리(天理)요, 후세 사람이 부세에 폐단을 일으키는 것은 인욕이다. 재신(才臣)과 계리(計吏)로 부세를 다스리는 자는 마땅히 인욕을 억제하고 천리를 간직할 것을 생각해야 한다. 국가의 부세의 법은 조
(租)는 토지에서 나오고, 이른바 상요
(常搖)와 잡공
(雜貢)은 그 땅의 소출에 따라서 관부에 바치게 하는데 대개 당나라 조(租)·용(庸)·조(調)의 전하는 뜻이다. 전하는 오히려 부세가 너무 무거워서 우리 백성이 곤란을 겪는 것을 염려하여, 이에 유사(攸司)에게 명하여 전부
(田賦)를 개정하고, 상요
와 잡공
을 자세히 정하게 해서 거의 중정(中正)의 도를 얻게 되었다. 그러나 조
(租)는 토지가 개간되어 있는지 황폐해 있는지를 조사하면 소출의 수효를 계산할 수 있지만, 상요와 잡공
은 다만 관부에서 바치는 액수만을 정해 놓았을 뿐, 호(戶)에 대해서 무슨 물건을 내는 것이 조(調)가 되고, 인구에 대해서 무슨 물건을 내는 것이 용(庸)이라는 것을 나누어서 말하지 않았다. 그래서 관리들이 이러한 약점을 이용하여 간계를 써서 함부로 수탈하여 백성은 더욱 곤궁해지고 유력자들은 다방면으로 피해서 국가의 재용이 도리어 부족해졌다. 전하가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부(賦)를 정한 뜻을 아래에서 강구하지 않으니 이는 즉 유사의 책임이다. 다행히 무사하고 한가한 시간을 만났으니 강구하여 시행해야 할 것이다.
'조' 관련자료
'상요' 관련자료
'잡공' 관련자료
'전부' 관련자료
'상요' 관련자료
'잡공' 관련자료
'조' 관련자료
'상요와 잡공' 관련자료
『삼봉집』 권7, 『조선경국전』 상, 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