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고대
  • 09권  통일신라
  • Ⅴ. 문화
  • 3. 과학과 기술의 발달
  • 3) 사람의 과학과 기술
  • (3) 인쇄술

(3) 인쇄술

 불국사의 석가탑 사리함에서 1966년 발견된 두루말이 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은 흔히<陀羅尼經>이라 알려져 있는데, 세계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목판인쇄물로 밝혀져 있다. 이 불경에는 당나라 때 則天武后가 새로 만들어 당시에만 사용했던 특이한 글자가 여럿 발견되어 그 때문에, 이 인쇄물이 성덕왕 3년(704)에서 경덕왕 10년(751) 사이에 인쇄되었을 것이라는 고증을 받게 되었다. 목판인쇄기술은 그 전부터 이미 중국에서 시작되었다고 기록은 전하고 있지만, 막상 구체적 증거물로서 인쇄물이 발견되기는 이것이 처음인 것이다. 이 인쇄물의 발견으로 이미 통일 신라 때 한국에서는 목판인쇄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한국학자들은 결론 짓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중국 과학사 학자들은 이것이 중국에서 만들어져 당나라를 여행하던 당시 신라 승려에 의해 신라에 유입된 채 지금까지 전해진 것이라고 결론 내리고 있다.1193)張秀民≪中國印刷史≫(上海人民出版社, 1989), 도판 1·32∼34쪽. 여기 사용된 측천무후시대의 특수문자를 신라 사람들이 사용했을 이치가 없기 때문에, 이것은 중국의 제작이 틀림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앞에서도 소개한 것처럼 신라는 측천무후의 曆法 개정도 따랐다는 사실이 밝혀져 있다. 그렇다면 역법은 측천무후의 방식을 따른 신라 사람들이 측천무후의 한자개혁은 무시했을 이치가 없다. 이런 중국학자들의 억측은 그저 억측에 지나지 않는다. 앞으로 종이에 대한 연구를 포함하여 더 여러 방면의 연구로 그 진실을 밝혀야 할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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