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고려 시대
  • 21권  고려 후기의 사상과 문화
  • Ⅱ. 문화의 발달
  • 1. 과학과 기술
  • 6) 의약학과 생물학
  • (3) 의약의 교류

(3) 의약의 교류

 고려 후기의 의약지식은 원나라와의 활발한 교류에 의해서 더욱 확대되었다. 고려는 원나라를 통해서 이른바 서역사람들 즉 아랍인들과 페르샤인들의 의약지식과 그 곳의 약재에 접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가지고 있던 서유럽의 의학지식과도 접하고 있었다. 또 아랍상인들은 여러 차례 직접 고려에 와서 각종 의약재를 전해주었다.

 원나라와의 교류는 충렬왕 때에 특히 활발했다.≪고려사≫에 의하면 원나라에서는 여러 차례 이름있는 의사를 보내왔다. 또 고려에서는 충선왕 때 원나라의 초청으로 명의를 보내기도 했다. 약품의 교류는 더 활발했는데, 충렬왕 때만도 20차례나 되는 교류가 기록에 나타난다. 고려에서는 그 전에 송나라에 보냈던 것처럼 인삼·송자·목과·향차 등을 보냈다. 그리고 원나라에서는 주로 향약과 포도주가 수입되었다. 그러나 이 시기의 교류는 주로 두 나라 왕실의 병을 고치기 위한 왕래로 이루어져, 전기에 송나라와 있었던 것같이 폭이 넓지는 못했다.

 원나라에서 고려에 들어온 의약품 중에서 알콜류는 주목할 만한 것이다. 알콜은 소주의 형태로 고려 말에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 소주를 아라기주라고 부르던 것은 알콜의 아랍어에서 비롯된 것이다.≪고려사≫에는 공민왕 때 경상도원수 金縝이 부하 장병들과 소주를 즐겼다는0432)≪高麗史≫권 113, 列傳 26, 崔瑩. 기사가 있다. 소주라는 말은 양조주와 다른 증류주를 불을 때서 증류하여 만드는 술이라는 데서 유래된 것이다. 소주를 증류하여 만드는 기구인 소주고리는 아랍사람들이 쓰던 알콜 증류기와 아주 비슷하다. 알콜은 그 증류법과 함께 원나라를 통해서 고려에 들어오고, 그것은 소주라는 새로운 술로 널리 퍼지게 되었다.

 고려 후기에는 또 남방 열대지방에서 산출되는 약품들이 많이 수입되었다. 유구와 타이에서도 토산물을 바친 일이 있다.≪고려사≫에 의하면 그런 특산품 중에서 약품과 관련된 것을 보내온 기사들이 충렬왕 때와 공민왕 때 7회 나타나고 있다. 남국에서 보내온 것들 중에는 향약·소목·후추·사탕 등 고려에서는 산출되지 않는 희귀한 약품들이 들어 있어 고려사람들에게 많은 자극을 주었고, 그들의 의약지식의 폭을 넓히는데 기여했다.0433) 金斗鐘, 앞의 책, 142∼1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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