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문화·예술 이야기

시나리오

외국인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서울의 관광지 중 하나인 북촌한옥마을.
도심 속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볼 수 있는 공간이자 지금도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는 20세기 우리 역사의 산물입니다.

북촌을 비롯한 한옥 밀집 지역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개발됐습니다. 당시 경성부의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도시화되면서 주택난이 생겨나고 일본인의 유입까지 늘어 일본식 문화주택이 확산되기 시작합니다. 이에 지금의 뉴타운처럼 조선인들의 집단적 주거단지가 개발되는데요. 이 시기, 밀도가 높은 도시 지역에 건축된 한옥 주택을 도시한옥이라 부릅니다.

도시한옥은 맞춤집과 같은 전통한옥과 달리 주택 건설 회사가 대형 필지를 매입한 후, 이를 여러 개의 소형 필지로 분할하고 그 위에 한옥을 집단적으로 건설했습니다.

이렇게 조성된 도시한옥주거지는 분양 광고를 통해 매각하는 선개발 후분양 방식으로 공급됐는데요. 약 20~50평대의 좁은 땅에 방과 부엌, 마당까지 갖춘 소형 한옥으로 건설해 대량 보급되면서 집단한옥지구가 형성된 것입니다.

시대적 변화를 반영한 도시한옥

이렇게 지어진 도시한옥은 여러가지 특징을 갖습니다. 도시한옥은 좁은 부지에 지어졌기에 처마가 짧은 건축 양식을 보이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서까래와 부연에 더하여 함석 챙을 만들어 처마선을 강조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대청은 유리창을 달아 마루를 실내 공간으로 활용하고 상수도가 들어오게 된 마당과 부엌 등 물 쓰는 공간에는 타일이 쓰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함석, 유리, 타일 같은 근대적 건축재료가 적극적으로 활용되었는데요.

다만 이 시기에는 전통 구조 양식을 유지한채 부분적으로 근대적 재료가 사용된 한옥이 건축되기도 했던 만큼 이것이 도시한옥만의 특징은 아니었습니다.

도시한옥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평면 구조에 있습니다. 즉, 도시한옥 대부분이 남쪽으로 열린 ㄷ자형 평면을 가지고 있는데요. ㄱ자형 안채와 일자형 문간채가 한 몸으로 통합돼 최소 규모로 짓기에 적합한 형태인데다 좁은 필지지만 햇빛이 잘 들고 길에서 보면 닫혀 있는 안마당을 가질 수 있는 구조입니다.

또 다른 도시한옥의 구조적 특징은 문간인데요. 문간은 바깥 벽과 함께 집 안과 밖을 차단해주면서도 골목이라는 공유 영역과 사적인 영역인 안마당을 연결해주는 공간입니다. 또한 높은 밀도, 반복의 효율성을 중시한 도시한옥은 ㄷ자형이 연속된 ㄸ자형을 이루는 연립한옥으로도 지어졌습니다.

이렇듯 도시한옥은 도시화, 주택난이라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탄생한 주택으로 표준화된 작은 평면을 바탕으로 했지만 나름 화려함을 추구했으며 새로운 재료를 사용하는 등 시대적 요구와 당시 사람들의 주택에 대한 생각을 반영하며 나타났습니다.

[에필로그]

한옥이라는 전통적 주거 문화가 20세기 새로운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탄생한 도시한옥
전통한옥과 현대 한국의 주거문화를 잇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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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 : 송인호
시나리오·구성 : 임승연
검수 : 이경아, 명재림, 서명원
성우 : 배하경
촬영 : 윤수원
종합편집 : 박인준, 이승신
녹음·음악 : 조동효
로고 : 민승욱
촬영, 자료 협조 : 북촌한옥마을, 북촌배렴가옥, 북촌라운지 카페,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시 한옥정책과, 서울시 홍보기획관, 이도한옥, 홍건익가옥
PM : 윤종원, 김기원
행정 : 김상희
연출 : 김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