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차 교육과정은 여러 차례에 걸친 심의와 수정․보완을 거쳐 1997년 12월 30일 교육인적자원부 고시 제1997-15호로 확정 고시되었다. 교육과정은 교과의 내용 체계와 단원 구성, 각 단원에서 다룰 학습 내용을 제시한다.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교과서가 발행된다.
1998년 10월 교육부는 세계사적 흐름에 맞춰 ‘교육비전 2002: 새 학교 문화 창조’라는 정책 방안에서 한국 교육이 나아가야 할 장기적 방향을 ‘자기 주도적 인간의 육성’으로 제시했다. 제7차 교육과정은 “21세기 세계화․정보화 사회를 주도할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한국인 육성”을 기본 방향으로 설정하고 있다.
1998년 10월 교육과정의 핵심 요소인 교육 내용, 학습 방법, 평가에 대한 대강의 내용이 제시되었다. 교육 내용은 현실로부터 유리된 이론 중심의 교육을 지양하고 학생들이 지역사회의 일터를 학습장으로 이용해 직접 체험하고 봉사하며, 나아가 진로 탐색의 기회로 활용하는 한편, 건전한 학생 문화를 창달하도록 했다. 교육 방법은 소질․적성․능력 등 학생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고, 교사 중심의 수업에서 학생 스스로가 학습하는 방법을 터득해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했다. 평가 체제는 학생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평가할 수 있는 다양한 도구를 개발, 이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적용해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평가체제를 구축하게 했다.
이로써 제7차 교육과정이 지향하는 교과서의 기본 방향이 정해졌는데, 자기 주도적 학습이 가능한 교과서, 수준별 차이를 반영하는 교과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교과서, 학습내용과 방법 및 평가를 연결시키는 교과서 등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제7차 교육과정의 특징은 수요자인 학생 중심의 교육을 강조했다. 학생의 소질․적성․능력 등 다양성이 존중되고, 교육부의 권고에 따라 일선 학교의 교육과정별 필수과목이 축소되거나 그 내용이 조정되었다. 학생 중심의 수준별 교육과정 운영은 다양한 학습자료 개발 및 활용이 강조되고, 교과와 연계된 독서 교육 프로그램이 활용되어 독서 토론회와 독후감 발표회, 현장 체험 등 학생 참여 활동을 북돋았다.
수준별 교육과정의 편성은 학생들의 능력 차이에 따라 교육 내용과 방법을 제공하는 것으로 제7차 교육과정의 의도를 가장 잘 반영한 것이다. 국사 과목에 수준별 교육과정을 도입하게 된 것은 국사 교육의 내부적 필요성이나 문제점에서 시작되었다기보다는 전체 교육의 문제점을 해결한다는 차원에서였다. 이 과정에서 국사 과목은 별도로 분리되지 않고 사회과 속에 포함되어 논의되었다.
수준별 교육과정이 도입되어, 단계형-심화․보충형-과목선택형의 수준별 교육과정 형태 중에서 국사 과목은 심화․보충형으로 결정되었다. 심화과제는 추론, 분석, 탐구 등 고차적인 사고 기능의 강화에 있다. 심화과제는 기본과제를 심도 있게 응용한 것으로, 추론․분석․적용․종합 과정을 거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것이고, 그것을 실현하는 방법에서 탐구활동을 강조하고 있다.
심화과정은 국사 교과서의 매절 중단원이 끝날 때마다 1~2쪽 분량으로 첨부되어 있는데, 1~2장의 2곳, 3~6장의 4곳 등 총 20군데에 설정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중등학교 국사 내용의 계열화에서 중학교 단계에서는 구체적 사실을 소재로 한 역사 교육이 적당하고, 고등학교에서는 추상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필요로 하는 역사 교육이 적합하다고 알려져 있다.
1997년에 고시되고 2001년 중학교 입학생, 2002년 고등학교 입학생부터 적용된 제7차 교육과정에서는 중․고등학교 국사의 수업 시수가 줄어들었으며, 중학교 국사는 교육과정상으로 사회에 완전히 통합되었다.
제7차 교육과정 사회과의 교육 목표는 “21세기 정보화․세계화 시대의 변화를 주도할 새로운 시민적 자질의 육성”으로 바뀌었고, 사회과 교육과정의 운영 틀도 개정되었다. 국사 교육의 목표에서는 기능․탐구 영역이 특별히 강조되었다. 제7차 교육과정에서 국사 교육의 내용 분량이 감축되고, 단원 구성에서 탐구활동이 보다 강조된 것은 “세계화․정보화에 적응할 수 있는 자기 주도적 능력의 신장”이라는 제7차 교육과정의 교육 목표를 실현한다는 사회․국가적 측면과 학습자 측면을 고려한다는 내용 선정의 기준과 관련되었다.
제7차 교육과정의 국사 교육에서는 자국의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시킴으로써 민족의 정체성을 지니고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는 한국인을 길러내려는 것을 그 목표로 삼고 있다. 국사 교과서는 단원별로 교수와 교사가 공동 집필해 학생 수준에 알맞은 교과서를 서술하도록 의도하고, 집필자도 명시했다. 또한 역사학의 학문적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사료 학습이 가능하도록 사료를 다량 게재했다.
7차 교육과정에서 『중학교 국사』와 『고등학교 국사』는 국정제(당시 1종)로 편찬되었다. 『중학교 국사』는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집필자를 위촉해 대단원-(중)단원-주제-학습내용-학습자료(사료, 사진, 삽화, 지도 외) 등의 집필 세목과 교과서 본문 원고를 작성했다. 교과서는 각 시대의 특징을 이루는 핵심 개념과 주제 중심으로 단원을 구성하며, 한국사의 전체 흐름 속에서 그 주제가 갖는 역사적 의미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중학교 국사』는 2002년 국사편찬위원회 국정도서편찬위원회가 편찬하고 대한교과서주식회사에서 발행한 국정 교과서이다. 제7차 교육과정에 따라 4․6배판 판형에 357쪽 분량으로 발행된 『중학교 국사』는 우리나라 역사의 시작, 삼국의 성립과 발전, 통일 신라와 발해, 고려의 성립과 발전, 조선의 성립과 발전, 조선사회의 변동, 개화와 자주운동, 주권 수호 운동의 전개, 민족의 독립운동, 대한민국의 발전 등 10개의 장으로 구성되었다.
제7차 교육과정에서 『중학교 국사』 교과서는 2학년이 주당 1시간씩 1~4단원인 우리나라 역사의 시작, 삼국의 성립과 발전, 통일신라와 발해, 고려의 성립과 발전 등을 배우고, 3학년이 주당 2시간씩 5단원 조선의 성립과 발전부터 10단원 대한민국의 발전까지 학습하게 했다. 제6차 교육과정의 국사 교과서가 상․하권으로 구성된 것이 7차에서는 한 권으로 통합되었다. 제7차 『중학교 국사』 교과서는 판형의 확대, 종이 질 향상, 천연색 사진 자료 사용 등 외형적인 측면에서 나아졌고, 학습 자료도 증가하였다.
그런데 제7차 교육과정의 『중학교 국사』는 좁은 범위의 정치사 중심으로 되어 있어서 통사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다. 『고등학교 국사』는 모든 분야를 분절적으로 망라하는 체제로 되어 있어서 역사적 사실을 단편적으로만 다룰 뿐 서로 연관시키거나 종합적으로 이해하기 어렵고, 그러면서도 중복 교육을 불가피하게 만들고 있다.
제7차 교육과정에서 『중학교 국사』를 정치사 중심의 통사, 『고등학교 국사』를 분야사 체제로 한 것은 중복 교육을 피하고 역사교육을 계열화한다는 취지였다. 『중학교 국사』에서 사회사나 문화사가 대폭 빠져 있어, 고등학교에서는 중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분야를 학습한다는 점에서 중복을 피할 수 있었다. 고등학교 교과서가 용어를 어렵게 한다거나 한자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중학교 교과서보다 내용을 어렵게 보이도록 만드는 경우도 있다.
『고등학교 국사』는 2002년 국사편찬위원회 국정도서편찬위원회가 편찬하고 두산에서 발행한 국정 교과서이다. 제7차 교육과정에 따라 4․6배판 판형에 435쪽 분량으로 발행된 『고등학교 국사』는 한국사의 바른 이해, 선사 시대의 문화와 국가의 형성, 통치 구조와 정치 활동, 경제 구조와 경제 생활, 사회 구조와 사회 생활, 민족 문화의 발달 등 6개의 장으로 구성되었다. 각 단원 집필자로 대학 교수와 고등학교 교사를 거의 같은 비율로 배치해 현직 교사가 대거 참여했다.
『고등학교 국사』는 국민공통 기본교육과정의 10년차인 고등학교 1학년의 공통 필수과목으로 되어 있다. 국사는 독립교과가 아니라 사회교과에 속한 하나의 교과목으로 편성되어, 고1 주당 2시간이 할애되었다. 전근대 부분까지 이루어진 국사는 제6차 교육과정의 수업 시수보다 더 줄었고, 고교 2․3학년 때 주당 2시간인 『한국근현대사』 과목을 선택하지 않으면 반쪽짜리 국사 교육에 그치는 한계를 보였다. 『고등학교 국사』는 일본 교과서 왜곡의 영향을 받아 근현대사 부분의 내용이 확대 조정되었다.
국사 교육은 우리 민족문화의 전통을 확인시켜 민족사 전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는 정신을 길러주고, 민족의 활동상을 세계사적 차원에서 파악해 역사를 바르게 이해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국사 교과서의 특징은 내용 수준이 상위권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편제로 분류사, 즉 정치․경제․사회․문화사 4개 분야로 이루어졌다.
고교 1학년의 국사 교육은 역사의식이 상당히 심화된 학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저학년에서 학습한 인물사, 생활사, 사건사 등을 토대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의 분류사 중심 역사를 학습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2002년 새로운 국사 교과서가 만들어진 이후 국사편찬위원회에서 배포한 교원 연수 자료에 따르면, 중등학교의 역사과 교육과정은 중학교에서 주제 중심의 정치사를 완전하게 구현하고, 고등학교에서는 분류사 체제를 명확하게 구축하되, 단위 수 감소와 『한국근현대사』라는 선택 과목을 고려해 고1 국사에서는 선사시대부터 개항 이전까지를 다루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내용면에서도 각 분류사별 특징을 명확히 하고 있다. 우선 정치사 부분에서는 단원의 체제가 고대․중세․근세에 걸쳐 비슷하게 일관성을 유지하게 되었다는 점과 조선왕조의 정치 흐름을 붕당정치-탕평정치-세도정치의 큰 틀로 잡아 서술했다. 경제사 부분은 지배층과 피지배층의 경제생활을 상호 비교할 수 있도록 서술했다. 사회사는 제6차 교육과정에 비해 분량이 증가했으나, 다른 단원에 비해 일관성이 부족하고 내용이 소략한 편에 속했다. 문화사는 경제 부분에 있던 농업기술의 내용을 과학기술 부분으로 옮겨 문화사에서 수록하고, 문화재의 특징을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게 했다.
단월별로 대학 교수 및 고교 교사가 공동 집필해 학생 수준에 알맞은 교과서가 되도록 했다. 역사 학습이 심화되도록 사료를 다수 게재했다. 교과서의 좌우 여백(날개)을 이용해 본문의 내용을 해설하거나 보완하였고, 도움글과 읽기 자료를 제시해 자기 주도적 학습에 도움을 주었다. 심화과정을 두어 수준별 학습을 구현하도록 시도했다.
고1 국사 교육과정에서는 국사 교육이 “우리 민족의 문화 전통을 확인시켜 민족사 전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는 정신을 길러줌”에 있다고 했다. 국사를 주체적․발전적․종합적으로 이해함으로써 문제 해결력을 키워 새 문화 창조와 사회 발전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태도를 갖추게 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다섯 가지 구체적인 목표가 제시되는데, 첫째 우리 역사는 우리 자신의 모습이고 민족 정체성의 근원이기 때문에 이를 주체적으로 이해한다. 둘째 우리 역사는 현재의 뿌리이며 미래를 전망하는 단서이기 때문에 이를 발전적으로 파악한다. 셋째 우리 역사는 우리 민족의 삶의 총체이기 때문에 이를 종합적으로 파악한다. 넷째 역사자료를 분석․비판․종합하는 능력을 길러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운다. 다섯째 우리 역사를 삶의 과정으로 이해하여 새 문화 창조와 사회 발전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태도를 가진다.
이를 위해 세계사적 차원에서의 상호 관련 강조, 저학년 학습 내용과의 유기적 관계 유지, 수준별 교육과정의 적용, 분류사 중심의 구조적 이해, 삶의 현실에 대한 통찰력․분석력․문제 해결력의 함양 등을 국사과 교육과정의 가장 핵심적인 성격으로 제시했다.
고등학교 국사 교육은 독립교과로서의 지위를 상실했고, 학습의 시대적 하한(下限)도 전근대로 설정되었다. 교과서의 체재와 내용도 심화 교육과정의 첨가, 세계사와의 관련성 강조, 분류사 중심의 서술 체재 등 교과서의 큰 틀이 결정되었다.
제7차 교과서에는 본문 외에 다양한 학습 자료가 제시되어 있다. 사진, 지도, 도표, 연표, 좌우 여백주(날개), 도움글, 읽기 자료 등 700여 건이 교과서 전체에 제시되었다. 사진은 양이 풍부해지고, 흑백에서 컬러로 바뀌어 시각적인 학습 효과를 높였다. 또 사진 밑에 제목만 간단히 적어두던 것에서 적절한 설명을 곁들여놓아 이해를 도와 사진의 효용성을 극대화시켰다.
제7차 교과서는 판형이 커지면서, 그 넓어진 지면의 좌우 여백 부분을 이용해 본문의 어려운 역사적 용어에 대한 뜻을 간략히 풀어주었다. 이는 교사가 학습자에게 설명해주는 부담을 상당히 줄여주었고, 학습자 스스로 별 어려움 없이 이해하면서 공부할 수 있게 만들었다.
도움글은 7차 교과서에서 처음 나온 것으로, 본문의 용어나 문구 중에서 보충 설명이 필요한 것을 따로 글상자를 만들어 설명했다. 읽기 자료 역시 새롭게 나왔는데, 역사 교육에서의 사료 학습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사료를 통한 판단력과 사고력을 길러주는 기능을 했다. 적절한 원사료를 번역해 학습자로 하여금 당시의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하고, 사료를 읽으면서 생각하고 음미할 시간을 주어 역사적 사고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된다. 읽기 자료는 교과서의 활용도를 더욱 높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책의 말미에 국사 공부와 관련된 유용한 인터넷 웹사이트를 정리해 둔 것도 새로운 변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