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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세종 때 편찬된 농사직설과 삼강행실도

<삼강행실도(국립한글박물관)>   

“전하! 한자로만 된 『삼강행실도』를 한글로 바꾸어 만들면 어떻겠습니까? 한글이라면 백성들이 책을 좀 더 쉽게 읽을 수 있어 이해가 빠를 것 같사옵니다.”

“좋은 생각이오. 그렇게 하시오.”

『삼강행실도』는 세종 때 삼강오륜의 윤리를 장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책이에요. 성종 때에는 『삼강행실도』의 내용을 한글로 번역해서 편찬한 언해본을 만들었어요. 『삼강행실도』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요? 또 세종 때 책들이 많이 편찬되는데, 그중 농민을 위해 만들어진 책은 무엇이 있을까요?

세종 때 편찬된 책, 농사직설과 삼강행실도

조선 시대에는 수많은 책이 편찬되었어요. 특히 세종 때에는 나라를 다스리는데 필요한 여러 종류의 책이 만들어졌지요. 그중에서 여러분이 꼭 알아두면 좋은 책이 있어요. 바로 『농사직설』과 『삼강행실도』이지요.

두 책 중 먼저 편찬된 것은 『농사직설』이에요. 1429년(세종 11)에 만들어진 책이죠. 제목만 봐도 그 내용을 조금은 짐작할 수 있지요? 바로 농사와 관계있는 책이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전에는 농사 책이 없었던 걸까요? 우리는 농업을 기반으로 살아갔던 민족이었기 때문에 농사 기술에 대한 관심이 많았어요. 고려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농상집요』라는 책이 있었어요. 『농상집요』는 중국 원나라에서 만든 책을 우리나라에서 다시 펴낸 것이에요.

이 책은 중국의 베이징 주변 지역에서 농사지은 경험이 주로 정리된 거예요. 주로 밭농사를 짓는 방법이 쓰여있어요. 이 책은 당시 최신 농업기술이 정리되어 있었지만, 우리나라 자연환경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어요.

최신의 농업 기술 서적을 편찬하려는 노력은 세종의 아버지인 태종 때에도 있었어요. 『농상집요』의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두로 번역하고 요약한 책을 편찬했어요. 하지만 여전히 이 책은 중국 농법을 정리한 것이었어요.

세종은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농사 책을 펴내기로 했어요. 우선 전국에서 농사가 가장 잘 되는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의 지방관에게 다음과 같은 왕명을 내렸어요.

각 지역에서 농사 경험이 많은 나이 든 농부를 찾아가 다른 지역에 알릴 만한 농사 기술을 조사하도록 하시오. 그리고 그 내용을 잘 정리해서 중앙에 보고하시오.

세종은 농사 전문가를 찾아 의견을 구하도록 한 거예요. 그렇게 해서 정리된 자료를 모아 1429년(세종 11)에 편찬한 책이 바로 『농사직설』이에요. 이듬해인 1430년에는『농사직설』을 여러 권 인쇄해서 중앙의 관리들을 비롯하여 각 도를 다스리는 관찰사, 군현의 수령들에게 나눠주었어요. 세종은 『농사직설』에서 소개된 농업 기술을 관리들이 먼저 파악하고 난 후 백성들에게 알기 쉽게 전해주기를 바랐던 거예요.

1434년(세종 6)에는 『삼강행실도』가 편찬되었어요. 『삼강행실도』에서 ‘삼강’이란 ‘군위신강’, ‘부위자강’, ‘부위부강’의 3가지를 말해요. 말이 좀 어렵죠?

‘군위신강’은 왕과 신하가 지켜야 할 예절로 신하가 왕을 섬겨야 한다는 것이에요. 또 ‘부위자강’은 부모와 자식에 지켜야 할 도리로 자식은 부모에게 효도해야 한다는 것이죠.

‘부위부강’은 부부 사이에 지켜야 할 예절이에요. 물론 유교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예절이 이 세 가지만 있는 것은 아니에요. 여기에 친구 사이, 어른과 아이 사이에 지켜야 할 예절을 보태서 보통은 ‘삼강오륜’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해요.

  

지금부터 세종 때에 편찬된 『농사직설』과 『삼강행실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농사직설과 삼강행실도를 편찬한 이유는?

세종은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여러 일을 했어요. 그 대표적인 것이 훈민정음의 창제이지요. 우리 문자가 없어 백성들은 억울하고 불편한 일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세종은 우리 글을 만들었지요.

훈민정음의 창제는 중국과 다른 우리의 독자적인 문자를 만들고 싶은 세종의 마음이 반영된 것이죠. 이런 마음은『칠정산』을 편찬할 때도 있었어요. 세종은 우리나라의 지리에 바탕을 둔 역법을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농사직설』도 마찬가지예요.

세종은 우리나라의 농토, 기후 등이 중국과 달라 기존의 농업책으로는 제대로 농사를 지을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우리나라의 농업 환경에 맞는 농법을 『농사직설』에 간략하게 정리해서 백성들에게 알려주었어요.

『농사직설』을 편찬한 또 다른 이유는 농사가 잘되는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의 농업기술을 북쪽 지방에 알려주기 위함이었어요. 북쪽 지방은 농업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죠.

『농사직설』의 본문은 모두 10개의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가장 먼저 농사를 지을 때 중요한 종자(씨앗)를 고르고 저장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이 있어요. 그 뒤에는 마, 벼, 기장과 조, 파, 콩, 팥, 보리, 밀, 깨, 메밀 등을 재배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삼강행실도』를 편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기에는 직접적인 계기가 있었어요. 1428년(세종 10)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는 일이 발생했거든요. 진주에 사는 김화라는 사람이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사건이에요. 소식을 들은 세종은 신하들과 공부하는 경연 자리에서 이 문제를 의논했어요.

“자식이 부모를 살해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소?”

“법에 정해진 것보다 더 엄하게 벌을 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것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소. 오히려 중국과 우리나라에 있었던 효자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서 널리 읽혀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이 좋을 듯하오.”

“예, 전하.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종의 명에 따라 관료 설순은 중국과 우리나라의 여러 책에서 충신, 효자, 열녀 이야기를 뽑아 『삼강행실도』를 완성했어요. 『삼강행실도』에는 인물별로 제목을 달고 관련된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했어요.

원래부터 여러 사람에게 읽힐 목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림은 직접 그리지 않고 목판화로 제작되었어요. 그리고 그들이 충신, 효자, 열녀가 된 이야기를 한문으로 썼고, 그들의 행동을 칭찬하는 시도 지었어요.

<삼강행실도 열녀편>   
문화재청

세종 때 『농사직설』과 『삼강행실도』가 편찬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농업을 발전시키고 유교를 널리 알리기 위한 것이지요. 조선은 나라를 건국한 후 농업을 기본으로 삼았어요. 농사를 잘 지으려면 우리나라 현실에 맞고 잘 정리된 농사 책이 필요했던 것이죠.

또 『삼강행실도』의 편찬을 통해 유교 윤리가 양반뿐만 아니라 일반 백성들에게도 널리 전파되길 바랐던 거예요. 세종 이후 조선 후기까지 여러 농사 책이 편찬되고, 『삼강행실도』가 여러 차례 변형되어 편찬되는 것도 같은 이유에요.

농사직설과 삼강행실도 편찬, 그 후

『농사직설』이 지어진 후에도 농사 관련 책은 계속 편찬되었어요. 성종 때에는 강희맹이 『금양잡록』이란 책을 썼어요. 이 책은 강희맹이 경기도 금양현(지금의 서울 금천구와 경기도 시흥시, 광명시 일대)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알게 된 내용과 그 지역 농부들의 경험을 정리한 것이에요.

이 책은 강희맹 개인의 농사 경험과 견문을 토대로 지었다는 특색이 있어요. 강희맹은 여러 작물 품종의 특성을 하나하나 서술하려고 노력했어요.

효종 때에는 신속이란 지방관이 『농사직설』과 『금양잡록』 같은 여러 책을 묶어서 『농가집성』을 편찬했어요. 이 책은 시대 변화에 따라 달라진 농업 기술을 반영해서 정리한 거예요. 그리고 숙종 때에는 홍만선이 쓴 『산림경제』가 있어요. 농업뿐 아니라 임업, 축산업, 잠업 등을 전반적으로 정리하였어요. 그뿐 아니라 농촌 생활에 필요한 의식주와 건강, 의료까지 살폈답니다.

농사 책이 편찬되고 보급되면서 조선의 농업 기술과 농업 생산력은 계속 향상되었어요.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벼농사 부분이에요. 조선 전기에는 모내기법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조선 후기에는 전국적으로 모내기를 하면서 수확량이 엄청나게 증가했어요. 조선 후기에는 상업 작물도 재배해요.

『삼강행실도』는 세종 때 처음 편찬된 이후 여러 형태로 계속 만들어졌어요. 대표적인 편찬 작업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아요.

<삼강행실도 편찬 작업>   

표를 보면 광해군 때 편찬된 『동국신속삼강행실도』이 있어요. 책 제목에 ‘동국’이라는 말이 들어가 있죠? ‘동국’은 우리나라를 뜻해요. 즉 『동국신속삼강행실도』는 우리나라의 충신, 효자, 열녀를 소개하는 책이에요. 그런데 이 책에 소개된 인물이 무려 1,500명이 넘는다고 해요.

이렇게 많은 인물이 이 책에 담긴 까닭은 무엇일까요? 광해군은 임진왜란이 끝난 후에 왕이 되었죠. 임진왜란은 우리에게 큰 피해를 안겨 주었어요. 각종 전투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끝까지 싸운 사람들과 왜적에게 수모를 당하기 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들이 많았지요. 그래서 『동국신속삼강행실도』에 1,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실리게 되었던 것이에요.

역사 속 작은 이야기: 삼강행실도에 소개된 고려 시대 효자, 최루백

『삼강행실도』에 등장하는 효자들은 부모를 위해 자신의 몸을 바치거나 어떠한 고난에도 부모를 정성으로 섬겼어요.

예를 들면 무더운 여름철 모기가 부모님을 무는 것을 걱정하여 모기가 자기 쪽으로 와도 움직이지 않는 오맹의 이야기나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3년 동안 무덤을 지키며 생활하는 박선의 이야기 등이 있어요. 이 중에서 우리나라 고려 시대 효자인 최루백의 이야기에 대해 살펴볼게요.

최루백은 아버지가 사냥에 나갔다가 호랑이에게 잡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어요. 그는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도끼를 들고 호랑이를 찾아 나섰어요. 숲속에서 아버지를 잡아먹은 호랑이를 발견하자 도끼로 호랑이를 죽였지요.

원수를 갚은 후 아버지의 무덤을 만들고 3년 동안 그곳을 지켰어요. 무덤을 지킨 지 3년이 다 되어 갈 즈음 최루백의 꿈속에 아버지가 나타나서 그의 효심을 칭찬했답니다.

조선 시대 세종 때에는 훈민정음의 창제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다양한 책이 편찬되어요. 그중에서 우리는 『농사직설』과 『삼강행실도』에 대해 살펴보았어요.

두 가지 책 이외에 세종 때 편찬된 책은 무엇이 있는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요?

<삼강행실도>   
서울역사박물관

[집필자] 김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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