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02권 배움과 가르침의 끝없는 열정
  • 제2장 조선시대의 배움과 가르침
  • 3. 서원
  • 서원의 운영자
  • 구성
임하영

서원의 효시인 소수 서원 원규를 보면 원장 한 명과 원이(院貳, 부원장) 한 명을 두어 서원의 일을 주관하고 유사(有司)를 두어 실무를 담당하게 하 였다. 서원의 원임 구성은 초기에는 원장-유사 체제였으며, 점차 서원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원장-장의(掌議)-유사(서인계 서원), 원장-별유사-유사(남인계 서원) 체제로 발전하였다.

원임은 소수 서원 원규에 “서원을 주관하는 자는 …… 반드시 5리 안에 거주하는 사람으로 삼는 것이 가하다.”라고 규정한 이래, 대개 그 고을이나 인근 고을 양반이 맡았다. 그러나 서인(西人)·노론(老論)·소론계(少論系) 서원에서는 원장, 원이 등의 원임을 서울의 고위 관료가 맡는 것(京院長)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중앙 관료와 서원 모두 환영하는 일이었다. 중앙 관료로서는 서원 원장을 맡음으로써 지방 유림들과 관계를 돈독히 하여 자기 당파를 위하여 유리한 여론을 쉽게 조성할 수 있었다. 또한, 지방 유림들은 이를 통해 중앙과 연계함으로써 서원의 위신과 자신들의 지위를 높이고 더 많은 경제적 혜택을 누리기를 기대하였다.

이와는 달리 영남 남인계 서원들은 수령을 원장으로 삼는 경우가 많았다. 서원 초창기에 이황은 서원에 수령이 간섭하는 것을 반대하였지만 이것은 점차 하나의 대세가 되어 갔다. 수령을 서원 운영에 적극 끌어들이고 협조를 얻어 서원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고 향촌 사회에서 사족끼리 갈등이 일어나면 수령의 권위로 해결하려는 의도였다. 원이는 원장을 보좌하고 원장이 유고(有故)할 때 직무를 대행하는 일종의 부원장 역할을 하였다.

이러한 원임 이외에 유생을 교육하기 위한 강회가 열릴 때에는 대개 교육 담당 직임(職任)이 따로 마련된다. 원임과는 별도로 강장(講長), 직장(直長), 직월(直月), 직일(直日) 등을 두는 것이다. 거접, 순제, 백일장 등은 원임들이 주관하지만, 때때로 강회를 열어 저명한 학자를 초빙하여 강의를 듣는 경우 그들을 강장으로 위촉한다. 교육에 따른 제반 실무를 담당하게 하는 직월(直月) 등은 따로 임명한다.

이 외에 서원에 모신 인물들의 후손은 서원 운영에 참여하지 않지만 운영을 보조하거나 간여할 수는 있었다. 그래서 별유사(別有司)라는 원임이 따로 만들어지기도 하였는데, 별유사는 후손 가운데 부지런하고 똑똑한 자로서 서원 재정을 보충하고 재정 운영을 점검하며, 서원 건물 보수에 협조하는 일을 하였다.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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