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상인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던 문화적 특성은 크게 근면·저축·검소·협조로 요약할 수 있다.134)김영수, 「한국 자본주의 가치관의 역사적 전통」, 145쪽. ‘개성깍쟁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개성 사람들은 계산에 무척 밝았다. 예로부터 우리나라 3대 깍쟁이로 서울깍쟁이, 수원깍쟁이와 함께 개성깍쟁이를 든다. 깍쟁이란 본디 가게장이라는 말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얄밉도록 계산이 똑바른 사람이라는 뜻 외에도 개성깍쟁이란 말에는 개성이 전형적인 상업 도시임을 가리키는 역사적 의미도 함축되어 있다고 생각한다.135)홍하상, 『개성 상인』, 229쪽.
그뿐만 아니라 흔히 개성 사람들은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알려져 있다. 개성 사람들은 개성, 즉 송도에서 한양에 가는 것을 ‘올라간다’고 하지 않고 ‘내려간다’고 하였다. 반대로 한양에서 송도로 가는 것을 ‘올라간다’고 하였다. 조선 왕조의 서울은 엄연히 한양이었지만 그들에게는 여전히 개성이 마음의 서울이었던 셈이다. 또 개성 사람들은 반말도 존댓말도 아닌 어정 쩡한 말씨를 쓰기로 유명하였다. 예를 들면 서울말로 “안녕하십니까?”라고 해야 하는 것을 개성 사람들은 “안녕하시니까요?”라고 말하였다고 한다.136)이훈섭, 「개성 상인의 상업 기반 및 기질에 관한 연구」, 10쪽. 이러한 태도가 상대방에 대한 예의 부족으로 비쳐져 다른 지방 사람들에게 ‘상놈’ 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개성 사람들은 유난히 자존심이 강하여 굽히기를 싫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