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09권 옷차림과 치장의 변천
  • 제3장 궁궐 안 특별한 사람들의 옷차림
  • 3. 궁궐 안의 특별한 옷차림
  • 왕실 제사, 종묘 제례
임재영

유학을 국가 이념으로 삼은 조선 왕조에는 다섯 가지 중요한 의례로 가례(嘉禮)·길례(吉禮)·빈례(賓禮)·군례(軍禮)·흉례(凶禮)의 오례가 있었다. 국가의 제사는 길례에 속했으며 그 중에서도 토지와 곡물의 신을 모신 제단인 사직에 지내는 제사인 사직 제사와 개국 시조인 태조와 현 왕의 4대 조상의 신주(神主)가 모셔져 있는 종묘에 지내는 제사인 종묘 제사는 대사(大祀)였다. 정기적인 제사 외에 국가의 큰 행사가 있을 때나 왕실의 상례가 있을 때 왕실의 조상과 농업을 관장하는 신에게 고하는 의식으로서의 제사가 있었다. 또한, 비가 오기를 기원하는 기우제(祈雨祭), 풍년을 기원하는 기곡제(祈穀祭) 등이 있었다. 왕이 직접 주재한 제례 의식은 왕이 7일 전부터 몸가짐을 정결히 하는 준비부터 철저히 행하였다.

1706년(숙종 32)에 편찬된 『종묘의궤(宗廟儀軌)』에 종묘 제례의 제도와 의식 절차, 관련 행사가 그림과 함께 기록되어 있으며, 행사 내용을 담은 회화 자료로는 19세기 말에 제작된 종묘친제규제례도설병풍(宗廟親制規祭禮圖說屛風)이 남아 있다. 종묘 제례는 신관례(晨祼禮), 초헌례(初獻禮), 아헌례(亞獻禮), 종헌례(終獻禮), 음복례(飮福禮), 망료(望燎)의 순서로 진행되는데 유교의 최고 의례이기에 의식 절차가 매우 엄격하고 장엄하였다. 제향 의식에는 종묘 제례악이 연주된다. 선왕의 문덕(文德)을 찬양하는 노래와 춤인 보태평(保太平)과 선왕의 무덕(武德)을 기리는 정대업(定大業)이 연주된다.167)문무와 무무는 통칭 일무(一舞)라 하는데 이는 주로 제향에서만 사용되며 무용을 전문적으로 추는 자들이 아니라 아악 공인인 악생이 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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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향친제반차도(五享親祭班次圖)
오향친제반차도(五享親祭班次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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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국가 행사로 여겼던 제례인 만큼 종묘 제례 때의 옷차림 역시 최고의 예를 갖추어 왕은 면복을, 모든 관료는 제복(양관·청초의)을 입었다. 왕은 면복에 방심곡령(方心曲領)을 더하여 입음으로써 제복으로서의 면복의 용도를 나타내었다. 방심곡령은 목에 거는 형태로 목에 거는 부분은 둥근 목걸이 형태이고 목걸이 가운데 목걸이 펜던트와 같은 양식으로 네모난 형이 달려 있다. 둥근 곡령은 하늘을, 네모난 펜던트형은 땅을 상징한다. 문무백관의 제복 구성은 제관(祭冠)과 제복으로 이루어지는데 조복의 양관, 적초의 제도와 동일하나 적초의 제도가 아니라 색이 다른 청초의 제도이다. 제관은 제사 때 쓰는 관이므로 양(梁)과 당초문의 앞면 부분과 목잠의 구멍 둘레만을 금(金)으로 하고 나머지는 전부 흑색으로 한 점이 다르며, 신하의 제복에도 방심곡령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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