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09권 옷차림과 치장의 변천
  • 제4장 상징과 의미가 가득한 의례복
  • 3. 남녀의 가약을 맺어 주는 혼례복
  • 초례의 신부복, 홍장삼
  • 홍장삼에서 활옷으로
이은주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신부 옷은 화려한 자수 장식의 활옷이다. 조선시대의 신부복인 홍장삼과 활옷은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홍장삼과 활옷은 홍색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거가잡복고』에는 신부가 홍장삼을 입는데 붉은 비단 바탕에 연꽃을 가득 수놓아 화려하고 곱다고 하는 내용이 실려 있다. 이 내용을 보면 박규수가 말하는 ‘홍장삼’이 지금의 활옷임을 알 수 있다.

신부 옷에 무늬가 있음을 알 수 있게 하는 자료 중 가장 오래된 것은 이덕무가 1791년(정조 15)에 쓴 『김신부부전(金申夫婦傳)』이다. 신부복으로 백자함담홍단의(百子菡萏紅褖衣)를 마련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백자란 많은 남자아이들을 말하는 것이며 함담이란 연꽃을 말한다. 따라서 노처녀 신씨가 입었던 신부복은 동자들과 연꽃 무늬가 있는 붉은 옷이다. 이를 통해 초기 활옷의 무늬를 짐작할 수 있다.

활옷의 어원이나 출처 등은 확실하지 않다. 중국의 제도에서 나온 것이라 하여 화의(華衣)라 하고 꽃무늬의 특징 때문에 화의(花衣)가 되어 발음상 활옷이 된 것이 아닐까 짐작하고 있는 정도이다.213)문화재 관리국, 『조선시대 궁중 복식』, 1981, 95쪽.

따라서 신부는 홍장삼이라는 붉은 옷을 조선 초부터 말까지 입었으며, 예복의 이름은 단의, 원삼, 장삼 등으로 다양하게 지칭되었음을 알 수 있다. 17세기 후반부터 서서히 왕실에서 자수 장식을 한 예복이 만들어지면서 18세기 후반 서민 신부용 홍장삼에까지 자수 등의 무늬 장식이 도입되기에 이르렀다. 그러한 과정에서 화려한 꽃무늬의 옷이라는 ‘활옷’, 또는 ‘할옷’이라는 명칭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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