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사
  • 10권 자연과 정성의 산물, 우리 음식
  • 제2장 국가 의례의 음식
  • 3. 왕과 왕비가 혼인하다
  • 동뢰연상
임혜련

동뢰연의 가장 중심이 되는 상은 연상(宴床)으로 동뢰연상(同牢宴床) 또는 동뢰연대상(同牢宴大床)이라고도 불렀다. 연상은 중박계(中朴桂)·홍산자(紅散子)·백산자(白散子)·홍마조(紅亇條)·유사마조(油沙亇條)·육색과실(六色果實)로 구성되어  있으며, 왕과 왕비에게 각기 한 상씩 차려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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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뢰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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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박계는 밀가루에 꿀을 넣어 반죽하여 네모지고 납작하게 만든 다음 참기름에 지져낸 대표적인 유밀과(油蜜果)이다. 밀가루를 반죽하여 얇게 밀어 손가락 크기 정도로 썬 다음 참기름에 튀겨서 불에 녹인 흑당 속에 넣었다가 꺼내어 대건반 또는 사분백미를 고물로 묻힌 것이 백산자이고, 붉은색 대건반을 묻힌 것이 홍산자이다.89)흑당(黑糖)은 엿을 말하며 대건반(大乾飯)은 찹쌀을 쪄서 말린 후에 참기름에 튀긴 것이다. 붉은색 대건반은 지초(芝草)로 물을 들인 것이다(김상보, 『조선 왕조 궁중 의궤 음식 문화』, 수학사, 2000, 258쪽). 홍마조는 밀가루에 꿀을 넣어 반죽한 다음 네모지고 긴 막대 모양으로 썰어 참기름에 지져낸 것을 꿀에 담가 두었다가 꺼내어 붉은 사분백미를 고물로 묻힌 것이다. 생긴 모양새가 망치와 비슷한 막대 모양이기 때문에 ‘망치 마(亇)’ 자를 붙여 ‘마조(亇條)’라고 했다고 한다. 유사마조는 홍마조와 같은 방법으로 만드나 밀가루에 꿀과 참기름을 넣고 볶은 가루인 유사상말을 고물로 묻히는 것이 다르다. 이처럼 동뢰연상에 올리는 유밀과류는 모두 재료가 밀가루이다. 한편 육색 과실은 여섯 가지의 과일을 말하는데, 순조와 순원 왕후의 혼례에는 대추·황율·건시·비자·개암·잣이 사용되었다. 이들 과일은 고여서 4치의 높이로 쌓아서 놓는데, 고일 때는 밀가루로 풀을 쑤어 접착제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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